고양이가 가진 색다른 경쟁력..'냄새가 덜남'

[노트펫]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competition)에서 승리해야 한다. 경쟁에서의 승리는 누구나 원하는 보다 많은 재화나 충분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직장에서 아침부터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기고 학생이 밤늦게까지 책을 보는 것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함이다.

 

경쟁의 세계는 광범위하다. 좁은 범위에서는 개인이 다른 개인과 경쟁을 벌이지만, 보다 넒은 범위에서는 개별 기업이, 더 큰 범위에서는 국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의 시대에는 국가 차원에서 충분한 의약품을 확보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경쟁력(competitiveness)은 개인이, 기업이, 국가가 경쟁 상대를 이길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런데 경쟁은 인간의 세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물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동물도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무장하고 경쟁이라는 거친 경연을 통과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에 승리한 동물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그 위치에는 질 좋은 먹이와 안전한 쉼터가 있다.

 

물론 그런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그런 생존에 유리한 요소는 남의 차지가 된다. 지속가능한 생존과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은 장담하기 어렵다.

 

경쟁력은 두 가지 측면으로 분류될 수 있다. 먼저 상대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지는 것이다. 사자나 호랑이처럼 경쟁자를 압도하는 무시무시한 근육이나 치타처럼 엄청난 스피드가 대표적일 것이다. 이런 비범한 경쟁력 말고 그 반대의 평범한 경쟁력도 있다. 상대가 가진 단점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경쟁력을 가진 가장 대표적인 동물이 개와 고양이다.

 

고양이는 사진 속의 표범처럼 강력한 치악력(齒握力)과 뒷다리 근육이 없다. 대신 자신만의 색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2018년 3월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

 

개와 고양이가 가진 장점은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동물의 단점을 보유하지 않으면서 비교 우위를 가진 격이 된다. 물론 이 두 동물도 냄새는 난다. 앞선 표현에는 ‘상대적’이라는 수식어에 방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매일 정기적으로 생선기름에서 추출한 오메가3 캡슐을 섭취한다. 그런데 생선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이다 보니 어취(魚臭)가 나는 제품도 있다. 그러한 불쾌감을 주는 제품의 경우 소비자의 재구매가 이루어지기는 힘들다. 해당 분야 제품의 경쟁력은 어취 제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제품마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오더리스(odorless)'가 큼지막하게 인쇄되어있다.

 

동물원에 가본 경험이 있으면 누구나 안다. 개의 친척인 여우나 늑대 그리고 고양이의 친척인 사자나 호랑이 등의 체취(體臭)는 개와 고양이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표현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사람의 친구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 성격, 먹이, 용모 등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체취가 적게 나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이 점은 더욱 중요하게 강조된다. 불과 수십 년 전과 달리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은 이미 사람의 주택 실내로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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