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대고 고래고래 고함지른 고양이..'동네사람들~! 여기 좀 보라옹~!'

2022.03.07 16:30:28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사진=instagram/@youxghaaaan (이하)

 

[노트펫] 창문에 대고 온동네가 떠나가도록 울어대는 고양이가 보는 사람들에게 한바탕 웃음을 주고 있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

 

영한 씨는 며칠 전 SNS에 "누구 닮아서 성격이 이렇게 고약한지"라며 과거에 찍었던 자신의 반려묘 '고맹이'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 고맹이는 왼앞발을 방충망에 걸친 채 뒤를 이리저리 돌아보며 쉴새없이 울어대고 있다.

 

때는 2020년 여름, 초보 고양이 집사였던 영한 씨는 고맹이가 창틀 위에서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평소 고맹이는 곤란한 일이 생기거나 요구사항이 있을 때면 시도 때도 없이 영한 씨를 불러댔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급한 울음소리였다.

 

뭐하다 이제 왔냐옹~


급히 영한 씨가 창문에 가보니 고맹이는 자신의 팔 한쪽을 방충망 위로 쭉 뻗은 채 집사를 부르고 있었다. 어이없게도 방충망에 발톱이 꼈던 것.

 

"고맹이가 방묘창에 붙은 날벌레를 잡으며 놀고 있었더라고요. 이때는 제가 고맹이를 데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방묘창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죠."

 

영한 씨가 손수 발톱을 빼주자 울음을 그치고 창틀에서 내려간 고맹이. 그런데 얼마 안 지나 녀석은 다시 창틀에 올라앉아 장난을 치더니 또 발톱이 껴버렸다.

 

진짜 딱 한번만 더 빼주면 안되냥 진짜루

 

마침 핸드폰을 들고 있던 영한 씨는 '이놈 봐라'라는 생각에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고.

 

그런데 고맹이는 처음엔 영한 씨를 보고 조금씩 울더니 조금 지나자 창밖에 대고 고래고래 울기 시작했다. 마치 뭔가 억울한 일을 당한 듯 바깥 사람들 들으라는 듯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다.

 

동네사람들~~! 집사가 못살게 군다옹~!!


영한 씨는 "고맹이는 정말 동네가 떠나가도록 목청껏 소리높여 울어댔다"며 "평소 바로바로 요구 조건을 들어주던 집사가 뭉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매우 화가 난 모양이었다"고 웃었다.

 

당황한 영한 씨는 결국 "알았다 알았어"를 연발하며 황급히 발톱을 빼줬다고.

 

하마터면 층간 소음 분쟁을 유발할 뻔한 고맹이. '그러게 집사가 빨리 행동했어야지'라고 하는 듯 울음을 멈추고 유유히 내려갔다는 후문이다.

 

영한 씨는 "그 일이 있고, 고양이가 있는 집에서는 방묘창은 필수라는 사실을 깨닫고 급히 방묘창을 설치해줬다"고 말했다.

 

고양이 집에서 방묘창은 필수랍니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좀 도와달라옹" "짜증 내는 것도 귀엽다" "포효하는 괭이" "쩌렁쩌렁 자기주장 강한 고양이다" 등의 댓글을 달며 제각각 웃었다.

 

이제 3살이 된 코리안숏헤어 암컷 고양이인 고맹이는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지는데다 위 영상처럼 수다쟁이라는데.

 

 

"제가 출근 전 로션을 바르고 있으면 나가는 걸 아는지 서글픈 톤으로 말하고, 퇴근하면 집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는 듯 신나서 말을 건다"고 말하는 영한 씨.

 

영한 씨가 고맹이와 처음 만난 건 2019년 8월이었다. 지인이 출근부터 퇴근할 때까지 같은 자리에서 비를 맞고 있는 고맹이를 발견한 것이다.

 

따뜻한 집에서 새 삶을 살게 된 고맹이의 아기 시절


영한 씨는 "그대로 두면 죽는다고 생각해 지인이 구조를 했지만 기를 여건이 되지 않아 저에게 연락을 주면서 고맹이와 처음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영한 씨는 SNS 계정이 하나둘 고양이 사진으로 채워지며 이제는 엄연한 프로 고양이 집사로 거듭났다.

 

영한 씨는 "모든 게 다 처음이라 완벽하게 돌봐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그럼에도 항상 건강하고 해맑게 살아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행복하게 같이 살자"며 사랑 가득 담긴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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