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물고가는 엄마 고양이 쫓아가봤더니

2022.07.29 17:24:30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새끼 2마리가 엄마 고양이 오자마자 신나서 깡충깡충

 

 

[노트펫] 찾아오는 고양이가 닭고기를 물고 가길래 어떤 모습일지 따라가서 목격하고 감동을 받은 집사의 이야기가 흐뭇하게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 강이네. 19마리 고양이 주민에 더해 조만간 평생 가족에게로 가는 겨울이까지 총 20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20마리는 집안에서 사는 녀석들이고, 강이네로 밥을 먹으러 오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그중에는 삼색 고양이 아리도 있는데요. 이전에 강이네를 찾아왔던 예쁜과 곰뚱 사이에 태어난 녀석이라고 합니다. 아리가 강이네에 찾아온 것은 지난 2020년 8월께 새끼 때 부모와 함께 온 것이 처음이었고, 1년 넘게 안보이다 지난 겨울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아이였기에 관심은 더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 배가 불러가는 모습에 새끼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됐고, 뒤이어 6월 초가 지나자 배가 홀쭉해진 채 나타났습니다. 새끼를 낳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지후 씨로서는 3대를 보게 된 셈인데요. 새끼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다행히 아리는 새끼를 낳은 뒤에도 자주 찾아왔습니다. 산후조리와 함께 새끼를 먹일 것을 생각하고 아리를 위해 준비한 식사도 이전보다 좀 더 풍성해졌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것이 닭고기였습니다.

 

 

아리는 닭고기를 물고선 근처 어딘가에 있을 보금자리로 가곤 했다는데요. 지난 16일 지후 씨는 몰래 아리의 뒤를 밟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리는 그릇에 놓인 닭고기를 하나 덥썩 물더니 근처의 보금자리로 향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땅 위에 놓인 컨테이너 아래에서 검흰색의 턱시도 고양이 새끼 2마리가 깡총거리며 신나게 뛰어나왔습니다. 그렇게 궁금하던 아리의 새끼들이었죠.

 

 

바깥에서 돌아온 엄마를 보고 신이난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아리는 그렇게 물어온 닭고기 하나를 내려놓고, 또다시 하나를 물고와 닭고기를 차지하지 못한 녀석에게 줬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다시 밥자리로 돌아와 그제서야 자신을 위해 먹었습니다.

 

지후 씨는 "아리도 자기 엄마와 아빠가 하던 짓을 고스란히 따라하더라고요"라며 "아리의 엄마와 아빠도 새끼들이 어릴 땐 나오지도 못하게 하고 4개월은 족히 된 다음에 데리고 다녔거든요"라고 아리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습니다.

 

아리와 새끼들의 모습에 심장이 쿵했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아리가 보금자리로 삼은 곳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었던 탓이죠. 그래서 물어다주지 말고 아예 근처로 새끼들을 데리고 이주해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런 바람이 이뤄졌습니다. 지난 25일밤 잠시 바깥 바람을 쐬러 집 데크에 나왔던 지후 씨는 불빛이 비치는 않는 어둠 속에서 식빵을 굽고 있던 고양이 3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삼색 고양이 1마리와 까매서 잘 보이지 않는 고양이 두 마리였죠. 어쩌다 한 번 새끼들까지 데리고 마실을 왔나 싶었지만 아리와 새끼들은 그 뒤로도 이 곳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리는 이제 닭고기를 물고 새끼들 있는 곳으로 갈 필요 없이 편안하게 먹일 수 있게 됐습니다. 더불어 이미 덩치가 아리만해진 새끼들도 어리광에서 졸업하게 됐고요.

 

지후 씨는 "아리가 워낙 몸집이 작은 편인데도 야무지게 새끼들을 키워냈죠. 밥있고, 물있고, 호구(?) 있는 이곳으로 잘 이사왔어요"라고 대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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