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길고양이 커플 납치(?)해 신혼집 마련해준 '따뜻한 악당'

2023.12.29 13:34:09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사진=youtube/@어디가냥 (이하)

 

[노트펫]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낼 길고양이 커플이 걱정된 집사가 손수 신혼집을 마련해준 사연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어디가냥'에는 "죽고 못 사는 길고양이 커플에게 신혼집을 마련해 주었다"라는 제목의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은 집사가 돌봐주는 두 길고양이 '망고'와 '구아바'다. 이들은 올해 초 집사가 직접 포획 틀으로 잡아 중성화 수술을 시켜줬던 아이들인데. 특히 포획 중 구아바가 다치자 며칠간 창고에서 약을 바르고 돌봐줬던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

 

 

어느덧 강추위가 밀려오는 겨울이 되자 집사는 길고양이들의 거처가 걱정됐다. 작년보다 더 춥다는 겨울 날씨도 걱정이지만 특히 마당 끝 골목만 지나면 차도에 온갖 위험 천지인 것이 문제였다고.

 

 

차 밑에서 구아바를 기다리는 망고

 

특히 며칠 전에는 망고가 지나다니는 길에서 모르는 길고양이 사체를 발견하기도 해 더 신경이 쓰였다는데. 결국 집사는 겨울 동안 망고와 구아바가 함께 지낼 방을 하나 내어주기로 결심했다.

 

사실 집사가 사는 집에는 '호두' '자두' '앵두' '콩' 총 4마리 고양이의 전용 방이 있었다. 이들은 리모델링한 새로운 방으로 이사시키고 기존 방에 망고와 구아바를 들일 계획이었다.

 

무려 복층에 빌트인 옵션으로 꽉 찬 스위트홈이다

 

손재주 좋은 집사의 열정이 가득 담긴 이 장소에는 난방기구,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모든 시설이 완비되어 있었다. 이제 깔끔히 청소한 뒤 망고와 구아바가 들어오기만 하면 되는 상태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참치 통조림을 방 안에 두고 녀석들이 전부 들어가면 멀리서 낚싯줄로 안전문을 닫을 계획을 세운 집사. 평소 조심성 많은 성격의 망고지만 절친 구아바와 같이 있어서인지 순순히 방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집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번에 문을 닫아버렸는데. 하지만 낚싯줄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안전문 고리가 부서져 버리고 망고는 구아바를 남겨놓고 탈출하고 만다.

 

포획 틀을 설치해 봐도 의심 많은 망고를 다시 유인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집사는 방 안에 들어와 있는 구아바를 케이지에 가둬 망고를 유인하는 악독한(?) 방법을 고안해 낸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케이지에 갇힌 구아바를 본 망고는 잠시 망설이더니 안전문 앞으로 향했다.

 

 

두렵지만 구아바를 향해 다가가는 망고

 

망고에게는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무시무시한' 장소였겠지만 절친 구아바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아 걱정되는 마음이 더 컸나 보다. 결국 문 앞에서 한참 동안 망설이던 망고는 방 안으로 들어가고 성공적으로 문을 닫아 입주가 완료됐다.

 

망고와 구아바는 다소 겁먹은 듯했지만, 밥도 잘 먹고 배변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녀석들은 함께 겨울을 보낼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을 얻었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구아바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이제 불안해 하지말고 행복한 츄르길만 걸어라" "망고가 구아바를 진심으로 좋아하나 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집사는 본지와 연락에서 "원래 올해 다른 집으로 이사 가면서 돌봐주던 길고양이들을 데려갈 계획이었지만 이 집에서 1년을 더 살게 됐다"며 "이번 겨울까지 그대로 길에 둘 순 없어서 방을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이사 가면 큰 울타리를 만들어 고양이들이 맘껏 뛰어다니며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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