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고 팔리고' 새끼랑 동네 떠돌던 엄마 개의 악순환..현재 임시 보호 중
2024.06.21 16:59:17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동네에서 새끼와 함께 떠돌며 위태로운 삶을 지속하던 엄마 개가 구조 후 임시 보호를 받으며 입양처를 찾고 있다.
'해해'라는 이름의 이 개는 작년 12월 닉네임 '달이 보호자'님(이하 제보자)과 처음 만났다. 당시 제보자는 반려견과 산책을 하던 중 산에서 웅크리고 있는 해해를 목격했다.
"해해가 워낙 겁도 많고 웅크리고 있어서 자세히 못 봤지만, 아마 이때 임신 중이었던 것 같다"는 제보자.
한 달이 지나 올해 1월, 다시 만난 해해는 제보자의 반려견 '달이'를 보더니 관심을 보이며 배를 발라당 까고 누웠다는데. 그제야 젖이 많이 불어 있는 모습을 보고 이미 출산을 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 해해가 지내던 컨테이너 밑에서 새끼 강아지가 울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미 한 마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남은 한 마리만 낑낑거리고 있었단다.
알고 보니 해해는 주인 없이 동네를 떠도는 개였다. 제보자는 "식당에서 몰래 음식물쓰레기를 퍼다가 동네 곳곳에 뿌리며 밥을 주는 할아버지가 있다. 그분이 여름만 되면 이 개들을 잡아서 파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동네에 무리 지어 다니는 개들이 많았고 해해도 그 중 한 마리였던 것. 해해 역시 무리에서 태어난 새끼였고, 해해가 출산을 해 무리가 늘어나면 또다시 팔려 가는 악순환이었던 것이다.
제보자가 달이와 산책을 하면서 수많은 유기견들을 만났지만, 유일하게 해해만 도망치지 않고 다가왔다는데. 달이를 만나면 항상 두 발자국 떨어져서 같이 산책을 했다는 해해.
다행히 제보자의 간절한 부탁으로 해해가 지내던 밭의 주인이 농사를 하지 않는 겨울 동안만 해해와 새끼가 있는 걸 허락해 줬지만, 그마저도 봄이 오면 가차 없이 쫓겨날 예정이었다.
밭에서 쫓겨나면 개들이 다시 할아버지에게 잡혀갈까 봐 마음이 아팠던 제보자는 결국 해해와 새끼에게 안전한 가족을 찾아주기로 마음먹었다.
새끼는 다행히 인근 주민에 의해 입양됐다. 해해는 사람 손을 타지 않고 눈치도 빨라서 구조가 어려웠지만, 해해가 달이와 노는 사이에 제보자가 잽싸게 잡아내 무사히 구조됐단다.
그렇게 해해는 시보호소에서 10일간 입소 후, 함께 구조한 '아토 보호자님'이 정식 구조자로서 보호소에서 데려와 임시 보호 중이다.
제보자는 "다행히 개들을 불쌍하게 여긴 주변 식당 직원분들이 사료와 삶은 고기 등 먹을 것을 잘 챙겨주셔서 해해와 새끼가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길생활을 하던 해해가 잘 사회화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해해는 겁은 많아도 사람을 잘 믿고 적응하는 아이였다고. 지금은 산책도 잘하고 사람, 강아지 친구들과도 잘 어울린단다.
제보자는 "해해야, 너는 아직 운명적인 가족을 못 찾았을 뿐이지 정말 완벽한 강아지야. 지금처럼 한 발자국씩 사람들에게 더 다가와 주면 되는 거야. 완벽한 집멍이가 된 너의 무해한 웃음을 알아줄 가족을 꼭 찾아줄게"라고 말했다.
해해를 임시 보호하고 있는 아토 보호자님은 "해해의 과거에 집중하기보다는 현재 모습을 보고 입양하실 가족이 나타나 앞으로 해해의 견생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를 남겼다.
해해의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 계정(@ato.is.love)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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