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되고 배가 고파 길에서 흙 파먹던 스코티시 폴드 '찐빵이'..가족 찾는 중

2024.10.25 16:29:48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사진=instagram/@miya_yaong (이하)

 

[노트펫] 길에 버려진 것으로 추측되는 스코티시 폴드가 구조 후 가족을 찾는다.

 

구조자 A씨가 이 고양이를 처음 목격한 것은 지난달 23일이었다. 품종묘인 스코티시 폴드였기에 최근 누군가 잃어버렸거나 유기된 것인가 싶었다는데.

 

2~3일 전 고양이를 목격한 동네 할머니에 따르면, 고양이는 폭우가 내리던 날 어딘가에 숨지도 않고 그대로 비를 맞으며 울고 있었단다.

 

 

SNS를 찾아보니 작년에도 길에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꽤 오래 길생활을 한 것으로 보였는데. 길생활에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차나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길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이다.

 

길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모르는 듯 제대로 먹지도 못한 것 같아 보이는데. 너무 굶주렸는지 안타깝게도 바닥의 흙을 파먹기까지 했단다.

 

 

일단 구조자는 고양이에게 임시로 '찐빵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나이는 3살 전후로 추정되며 1살 정도에 버려진 것으로 보이며, 수의사도 길생활을 제법 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구조 당시 찐빵이는 오래 굶주렸는지 지방층이 없었다. 얼굴과 몸에 많은 상처는 그동안 어떻게 길생활을 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구조자는 "집에서 살던 동물은 (길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모른다"며 "찐빵이는 차를 몰라서 도로에 우두커니 있었고, 먹이를 구하지 못해 흙을 먹어야 했다. 최소 1년간 쓰레기라도 충분히 먹지 못하니 흙이라도 먹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된 뒤로 밥을 주면 한 자리에서 허겁지겁 모두 먹어 치워 버렸다는 녀석. 원래 고양이는 먹을 것을 조금씩 나눠 먹는 습성이 있는데, 찐빵이에게는 그조차 사치인 듯하다.

 

게다가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스코티시 폴드종의 유전병인 골연골 이형성증 초기 진단이 나왔다. 구조자는 "중성화도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을 보아, 유전병이 발현되니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는 버리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인기 많은 품종임에도...'

 

스코티시 폴드는 인간에게 외형적으로 인기 있는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교배해 만들어진 종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기 많은 품종임에도 제가 그동안 구조해서 입양 보낸 코리안 숏헤어 길고양이보다도 입양 문의가 없다"는 구조자.

 

아마 유전병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골연골 이형성증은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찐빵이처럼 초기 단계에는 중증도가 심해질 때 스테로이드 약을 먹이며, 더 악화되지 않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케어하게 된다.

 

 

구조자는 "입양 문의가 없지는 않지만 그냥 불쌍한 마음이거나, 유전병에 제대로 모른 채 설명을 듣곤 취소하는 경우들이다"라고 토로했다.

 

인간의 욕심으로 태어난 찐빵이는 살 때는 귀엽다며 인기 많은 품종이었겠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인기가 없는 슬픈 처지다.

 

찐빵이는 수컷 스코티시 폴드로 나이는 3살 전후 추정, 몸무게는 4.2kg이다. 컨디션에 따라 추가 접종이 예정되어 있으며, 골연골 이형성증 초기다. 구조자는 ▲입양계약서 작성, ▲입양자 거주지 내에서 고양이 인계, ▲구조자-입양자 신분증 확인, ▲고양이가 아플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 줄 의지와 금전적 여유가 있는 분, ▲개인적 이유로 파양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입양 문의를 받고 있다.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 계정(@miya_yaong) DM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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