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보호하면서 펑펑 울어..' 견주가 유기견 임보할 때 힘들었던 이유
2025.07.01 16:09:04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동물을 임시 보호하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데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견주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반려견 '사루'와 함께 지내던 아영 씨는 작년 10월, 밀양시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강아지 '타래'를 임시 보호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타래는 2개월 정도 나이 때 보호소에 입소했는데요. 보호소에 너무 많은 동물들이 입소하게 되면서, 공고 기간이 끝난 타래가 안락사 명단에 올라가게 됐습니다.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내일이면 죽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는 아영 씨. 결국 일단 보호소에서 나오게 하고, 새 가족을 찾을 때까지 임시로 보호하기로 한 것인데요.
하지만 임시 보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원래 같이 살고 있던 사루가 많이 힘들어했던 것입니다.
타래는 사루에게 반갑다며 같이 놀자고 다가갔지만, 정작 사루는 이동장에 들어가 숨기 바빴는데요. 그리고 이틀 내내 밥이며 간식이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영 씨는 "타래는 강아지를 굉장히 좋아하는 아이였다. 사루도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라 마음 편하게 임시 보호에 도전했는데, 처음 봤을 때부터 타래를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타래를 다른 방에 분리해 두면 괜찮아졌지만, 타래가 방에서 하울링을 시작하면 그 소리를 듣고 다시 불안해하기를 반복했다는 사루.
아영 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울었을 정도로 힘들어했답니다. 사루도 불쌍하지만, 타래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는데요. 타래가 입양을 못 가면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까 봐 겁도 났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사루는 중성화된 수컷이었는데요. 중성화가 안 된 암컷 타래가 생리를 시작하자 급속히 사이가 좋아진 것입니다.
무슨 바람이 들어 눈이 맞았는지(?) 지금은 연인 사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말 친해졌다는군요. 다행히 타래와 함께한 지 3주 만에 합사에 성공해 누구보다도 사이좋은 가족이 됐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타래에게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입양을 안 할 까봐 차마 말도 하지 못했었다"는 아영 씨. 하지만 이제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아영 씨가 타래를 정식으로 입양했기 때문입니다.
임시 보호는 안락사 위기에 처한 보호소 강아지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벌어줍니다. 또한, 실제 가정에서 사람과 함께 생활하며 교육과 산책을 경험하면서, 추후 입양 가정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아영 씨처럼 기존 반려견이 있는 경우에는 신중해야 하는데요. 특히 임시 보호 중 다시 파양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강아지가 다시 적응하기도 힘들어하고 입양도 더욱 어려워 집니다.
아영 씨는 "내 강아지와 임보견의 성별이 다를 것, 임보견이 내 강아지보다 많이 작을 것, 무조건 임보견보다 내 강아지를 더 챙겨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던 걸까요? 현재 아영 씨는 또 다시 부여 보호소에서 구조된 '누치'(구 하울이)를 임시 보호하고 있습니다.
"보호소에도 품종견과 새끼 강아지들이 많이 있다. 펫샵에서 강아지를 사지 말고 보호소에도 눈길을 돌려달라"는 아영 씨.
누치는 1살 반 추정, 3.3kg 체중에 사람을 좋아하고 강아지는 더 좋아하는 순둥순둥한 녀석이랍니다. 입양에 관심 있는 분은 인스타그램(@sarutarae) DM으로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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