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길고양이 구조해 새끼들 입양 보내고 어미는 둘째로 들인 부부 사연

2023.01.18 15:44:14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사진=ⓒyoutube/그레이맨grayman (이하)

 

[노트펫] 구조한 길고양이가 출산하자 아기 고양이들을 입양 보내고 어미는 직접 입양한 부부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얼마 전 유튜브에는 '그레이맨' 님이 올린 "임신한 길고양이를 함부로 집에 들인 자의 최후"라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를 끌었다.

 

방콕에 거주하고 있는 제보자 그레이맨 님은 지난 6월 헬스장 창문 너머에 나타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매일 같은 시간 나타나 드러누워 그루밍을 하던 녀석. 밥을 주자 허겁지겁 먹어 치우는 모습에 마음이 쓰인 제보자도 며칠 계속 밥을 챙겨줬는데.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가 가쁜 숨만 내쉬며 움직이지 못하자 결국 제보자는 고양이를 구조하게 됐다. 그런데 집에 들어온 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두 마리 새끼를 낳아버렸다.

 

"고양이가 임신한 줄은 몰랐기 때문에 제법 당황했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게 데려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는 제보자. 결국 새끼들이 젖을 뗄 떼까지 돌보다 입양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하지만 임시 보호 과정에는 어려운 난관이 있었다. 이미 같이 살고 있는 반려묘 '도도'는 예전에 이웃집 가정에서 살던 고양이였는데, 성격상 다묘가정에서 잘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녀석을 제보자 부부가 입양한 아이란다.

 

역시나 도도는 자신의 영역에 침범한 어미와 두 새끼 고양이를 금세 알아채고 불편한 낌새를 보였다. 점점 더 커지는 스트레스에 극도로 예민해졌다고.

 

 

게다가 날로 커가는 새끼 고양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급해진 제보자는 우선 중성화 수술을 앞둔 어미는 두고 두 새끼 고양이부터 입양 홍보를 시작하기로 했다.

 

인터넷에 입양 홍보를 계속 올려봤지만 쉽사리 입양이 성사되진 않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제보자는 'Bangkok Pet Lovers'라는 단체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그들은 방콕에 사는 외국인들의 동물 연대 커뮤니티인데 자신들의 페이지에 고양이 입양 글을 올리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만 입양하고 싶다는 메시지도 받았지만 함께 자란 두 형제를 같은 집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중히 사양했다고. 메시지를 보낸 사람으로부터 '두 마리 모두 사랑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꼭 찾길 바란다'며 격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최적의 입양자를 찾아 고군분투한 끝에 마침내 두 형제를 같이 입양 보낼 수 있었다. 지금도 입양자와 연락하며 2층 주택에서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의 소식을 받고 있단다.

 


그리고 하나 남은 어미 고양이는 제보자의 가정에서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차근차근 시간을 가지며 합사 과정을 거친 결과 예민했던 도도와도 가까운 사이가 되어갔다.

 

결혼 전까지 한 번도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었다는 제보자는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영향을 받으며 동물들을 좋아하게 됐다는데. 이미 여러 차례 생명을 구조하고 임보하는 활동을 해왔다는 부부.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소외된 생명들에게 한 번씩 손 내밀어주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주변에 가장 가깝고 연약한 생명이 고양이였다"는 제보자.

 

비록 털 알레르기에 시달리고 여행 한번 제대로 편하게 가지 못하는 점, 스크래쳐가 되어버린 소파 등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늘 좋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에 금방 잊혀지는 것들이라고.

 

유일하게 힘든 점은 머지않아 다가올 이별이라는 제보자. "함께 사는 생명들이 하루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노력하고자 한다"며 훈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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