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절단되고 관광지에 버려져 떠돌던 강아지 '사람은 좋지만 무서워...'

2024.07.08 15:20:57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사진=instagram/@tangeringo_ (이하)

 

[노트펫] 다리 한쪽이 절단된 채 혼자 관광지에 버려져 떠돌던 강아지의 사연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때는 지난 6월, 제보자 A씨는 경북 안동의 한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 웬 하얀 강아지가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처음엔 누군가 오프리쉬 산책을 시키는 줄 알았다는 A씨.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녀석은 당황한 듯 혼자서 허둥지둥 공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공원은 관광지라 주변에 주택가나 마을이 없어 주말 중에 누군가 유기하고 간 것으로 추측했다고.

 

 

그런데 강아지의 걸음걸이가 이상했다. 절뚝거리는 모습이 이상해 자세히 보니 녀석은 오른쪽 다리가 없는 상태였다.

 

당장 상처나 피는 없었지만, 불편한 몸으로 눈치 보며 공원을 배회하는 강아지를 차마 모른 채할 수 없었던 A씨는 밥과 진드기약, 심장 사상충 약부터 챙겨줬다는데.

 

 

A씨는 본지와 연락에서 "멀리서부터 제가 부르면 저를 알아보고 가까이 다가왔지만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어떤 사연이 있길래 사람을 보고 웃으며 잘 따라다니면서도 절대 곁은 내어주지 않았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SNS 및 인터넷에 수소문을 해도 주인을 찾을 수 없자 결국 A씨는 구조 전문가를 불렀다. 다행히 강아지는 무사히 구조됐고, 임시보호처도 정해져 현재 임보자와 함께 있는 상태다.

 

 

"앞으로 견생 룰루랄라 신나기만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강아지에게 '룰루'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는 A씨.

 

룰루는 바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룰루의 다리는 선천적 장애가 아니라 후천적 외상으로 절단된 것 같다는 소견이 나왔다.

 

지금도 안에서 절단된 뼈가 피부에 자극을 주며 염증을 만드는 상황. 하루빨리 구조 후 치료를 시작해 다행이었다.

 

 

A씨는 학대를 의심했다. "사람의 손을 탄 강아지는 겁이 많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까워지기 마련인데, 룰루는 항상 거리를 유지했고 사람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는 A씨.

 

자신을 불러주는 사람에게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해맑게 달려가던 녀석. 그럼에도 끝내 더 가까이 갈 순 없었던 속사정이 있었던 건 아닐까.

 

특히 유기견 출신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A씨로써는 더 마음이 쓰였다고. A씨는 "(룰루를 발견하고) 약 20일간 매일같이 마음졸이고 걱정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분명 강아지가 말을 잘 듣지 않고 갖은 실수와 사고를 치는 모습을 보면 속상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생 보호자만 바라보는 강아지에게 모든 세상은 바로 보호자다"라며 강아지가 자신의 모든 세상으로부터 버려지는 경험을 해선 안된다는 A씨.

 

이어 "룰루야, 분명 너를 더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많이 응원하고 있어. 얼른 건강해져서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찾자"라며 마음 따뜻한 한마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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