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냥줍' 길고양이 데려가 놓고 멀리 떨어진 곳에 다시 유기
2024.12.20 17:04:23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길고양이를 구조해 집으로 데려오는 행위를 '냥줍'이라고 한다. 한 생명을 거두는 일이기에 결코 가볍지 않은 행위인데. 고양이를 데려가 놓고 무책임하게 다시 유기한 행동이 공분을 샀다.
사연의 주인공은 '호떡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다. 호떡이는 원래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에서 지내던 길고양이였다.
길고양이 치고는 잘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를 지키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상인들에게 사료와 간식을 얻어먹고 지냈다는 호떡이.
제보자 A씨는 "(호떡이가) 어느 날 갑자기 길에 나타나 많은 사람들의 이쁨을 받았다"며 "아마도 갑자기 나타난 것도 당시 누군가 유기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항상 보이던 호떡이가 홀연듯 사라지고 말았다.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에 호떡이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됐는데.
A씨가 SNS에 호떡이의 행방을 찾는 글을 올리자 운이 좋게도 한 목격자가 댓글을 달았는데. 어떤 여성이 호떡이를 차에 태워 데려갔다는 것이다.
아쉬웠지만 나름 누군가 '냥줍'해갔다고 생각하며 호떡이가 잘 살기를 바랄 뿐이었다고. 그런데 2주 정도 뒤, A씨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호떡이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장소는 같은 광주였지만 차로 타야 이동할 수 있을 정도의 먼 거리였다"는 A씨. 행복한 집고양이로 살고 있을 줄 알았더니, 또다시 길거리에 덩그러니 혼자 내버려졌다는 것이다.
A씨는 "발견하신 분이 호떡이를 알아보셔서 다행이었지, 그분이 아니었다면 순한 호떡이가 어떻게 됐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마치 길에서 주운 장난감처럼 호떡이를 데려갔다가 마음이 변해 어딘가에 버린 것은 아닐까. 특히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길고양이를 데려가는 일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재 호떡이는 임시보호자의 집에 머물고 있다. 아무래도 호떡이에게는 길생활보다는 안정적인 집 생활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해 새 가족을 찾는 중이다.
호떡이는 수컷이며 나이는 4살로 추정된다. 중성화 및 접종, 구충을 마친 상태다. 입양 절차는 고양이 입양센터 '꿈꾸는 고냥이'에서 도와주기로 했다.
호떡이의 입양을 원하는 사람은 꿈꾸는 고냥이 인스타그램 계정(@dreamingcat_shelter)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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