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동물, 어디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1편

저희 동물병원은 주로 개 고양이를 진료하지만 그 외 다른 종을 진료하는 특수동물과가 따로 있습니다. 특수동물이라면 어디까지 상상하실 수 있으신가요? 노래 따라부르는 앵무새? 거북이? 비단뱀? 모두 다 특수동물의 영역입니다.

 

병원에서 당직을 서다보면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데 제일 흥미로운건 특수동물과 이야기입니다. 막상 특수동물과는 당직을 서지 않기 때문에 제가 일하면서 만날 일이 거의 없지만, 특수동물 진료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떠돕니다. 그 중 두가지 흥미로웠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 거북이가 뒤집어지면?

거북이는 어디로 숨을 쉴까요? 거북이는 등껍질 안에 장기들이 모여있고 그 중 폐는 등껍질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말은 거북이의 등껍질이 깨지게 되면 흉강 내 공기가 차는 기흉이 발생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처음 야생동물학 시간에 거북이의 폐가 등껍질 아래 있다는 수업 내용에 매우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동물마다 장기 위치, 신체적 특성이 다 다릅니다. 지금은 거의 다 잊고 개와 고양이 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어서 가끔 이렇게 특수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도 신기합니다.

 

어느 선생님이 당직을 서던 날, 거북이가 응급 환자로 내원을 했는데 내원 이유가 '거북이가 뒤집어짐' 이었습니다. 보호자가 퇴근 후 집에 들어왔는데 거북이가 뒤집어진 채로 버둥거리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서 바로 뛰어오셨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거북이의 폐는 등쪽에 있기 때문에 뒤집히면 폐가 눌려 숨쉬는게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 상태로 오래 있었다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거북이는 큰 이상이 없어서 당직 선생님은 거북이를 다시 원래대로 잘 뒤집어 주고 귀가시켜주었다 합니다. 거북이를 뒤집어서 괴롭히면 안됩니다.

 

#2. 달팽이 안락사

 

어느 날 외래 진료 시간에 다른 과 선생님이 금고에 있는 안락사 약물을 찾고 계셨습니다. 낮인 외래 진료 시간대에는 안락사를 할 일이 거의 없는데 무슨일이냐고 물어봤더니 특수동물과에 상태가 좋지 않은 달팽이가 있어 안락사를 해야한다고 약물 조달을 부탁받으셨다 합니다.

 

달팽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 병원에 내원했고 검사 결과 신장이 매우 커져있었다고 합니다. 처치를 진행하기엔 너무 늦어 달팽이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주인이 안락사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달팽이가 병원에 내원한 것도 신기한데 달팽이에게 신장이 있었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안락사를 하려면 혈관내에 약물을 주사해야하는데 어디에 놓아야 할까요..?

 

모두가 궁금해하며 여러 의견을 내는 동안 선생님은 약물을 챙기고 유유히 떠나셨는데 아직도 의문입니다. 부디 달팽이가 더이상 아프지 않게 잘 보내주었길 바랍니다.

 

 

※ 위 정보는 2025년 0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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