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정하나② "3년 공백과 슬럼프...다시 시작합니다"
전편인 '시크릿 정하나① "조아요, 이뽀요 없는 삶.. 상상할 수 없어요"'에 이어 계속 이어집니다.
[노트펫] "강아지가 없었다면 지난 3년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정말 많은 위로와 의지가 됐죠."
참 오랜만이었다. 시크릿 멤버 정하나는 지난 2004년 발표한 시크릿 앨범 '시크릿 썸머(SECRET SUMMER)' 앨범 이후 약 3년의 공백 기간을 보냈다.
걸그룹으로 바쁘게만 지내왔던 그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긴 휴식. 방황도 했고,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힘든 시간, 그녀의 반려견 아요와 뽀요는 큰 위로가 됐다.
반려견들과 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도 얻었다. 다시 일을 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된 존재들이기도 하다.
시크릿 정하나가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매일매일 연습실에 나와 안무 연습을 하고 있다. "다시 무대에 섰을 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긴 공백의 끝에서, 정하나가 반가운 안부 인사를 건넸다.
"공백 기간, 잊혀졌을까 하는 두려움 있죠"
아이돌에게 3년은 긴 시간이다. 정하나는 시크릿 활동도, 예능도, 연기도 하지 않았다. TV 속에서 온전히 사라졌다.
그는 "쉬는 시간 내가 다 잊혀졌을 것 같은 두려움이 크다"라는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언젠가 잘 됐을 때 쉬는시간과 이 여유가 그리워질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궁금했다. 지난 2004년 발표했던 시크릿의 마지막 앨범 이후, 시크릿의 전효성도 송지은도 개인 활동을 해왔다. 왜 정하나는 활동을 그만 뒀을까.
"1년 반 정도 슬럼프가 왔어요. 누구나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그래프가 있잖아요. 시크릿으로 빨리 사랑 받은 만큼, 전 내려가는 것을 일찍 맛봤던 것 같아요. 한동안 다 미웠어요. 연습도 안했죠. 그때는 대표님이 저를 엄청 미워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그 손해가 다 제게 올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공백 기간 동안 '홀로서기' 연습도 했다.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며, 조금씩 조금씩 강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외동딸이라 자라면서 누군가에게 도움 받고 기대는 것이 익숙했어요. 공백기가 시작되고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정말 혼자가 됐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집이 동파되서 수도가 다 터진 적도 있고, 정전이 되서 불이 몇 시간 동안 나갔던 적도 있어요. 엄마, 아빠가 그리고 멤버들과 했던 일을 혼자 하면서 홀로 서나가는 방법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한 때는 "내가 나오지 않는 텔레비전이 미울 때가 있어 보지도 않았다"고 고백할 만큼 힘겨웠던 정하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정하나는 "단단해졌다. 준비 기간이 없었다면, 더 나은 정하나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다시 무대에 올라섰을 때 정체되어 있던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지 잡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웃었다.
"시크릿, 내겐 소중한 이름"
정하나는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해 자신의 20대를 무대에서 보냈다. 팀 내 래퍼였던 정하나는 가끔 서브 보컬로 매력적인 보이스를 뽐내기도 했고, 앨범 작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하나에게 시크릿은 소중한 이름이다.
"저는 시크릿 활동이 너무 행복했어요. 시크릿 데뷔하기 전에 다른 회사 연습생으로 있었는데 사실 그 팀으로도 데뷔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이상하게 시크릿이 끌리더라구요. 그래서 TS엔터테인먼트에 왔고 빨리 데뷔했고,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죠. 어찌보면 3년이라는 공백기가 당연해요. 남들은 연습생 때 진작 겪었어야 하는 걸 저는 조금 더 뒤에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하나는 시크릿 멤버들이 바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지금도 멤버들과 연락하며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솔직히 멤버들의 활동을 보며 엄청 부러웠죠. 또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어요. 혼자 무대를 꾸민다는게 결코 쉽지 않잖아요. 앨범에 직접 참여하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지만 '내가 한다면 잘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었어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죠. 정하나로 나갔을 때 진짜 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시크릿 멤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솔로 곡 작업도 많이 했는데, 모든 것을 저 혼자 다하려고 했고 그래서 그 계획이 무너지는 일들이 잦았어요.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죠."
지금도 꾸준히 자신을 응원해주는 시크릿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다. 정하나는 "좀 더 열심히 할걸, 내가 더 잘했다면, 잘 됐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있다"라며 "3년째 공백기인데 기죽지 말라고 다독여주고, 꾸준히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고맙다.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까 많이 생각한다"고 했다.
"부끄럽지 않고 싶어요."...다시 꾸는 꿈
정하나는 과거 징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개명했다. 센 이미지, 걸크러쉬의 느낌이 강했다.
정하나는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 징거로서 보여준 것은 많지만, 아직 정하나로 보여준 것은 많지 않다. 아직 대중들이 모르는 정하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얼굴도 세게 생기고, 랩을 하니까 센 이미지가 강했어요. 밝은 모습이나 애교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얼굴에 안 어울린다고 했어요. 보는 분들에게 이질감을 준다고. 그래서 실제로는 밝은데, 전 조용히 있어야 했어요. 이름을 징거에서 정하나로 바꾼 것도 나로 살고 싶어서 그랬어요. 교통사고가 났는데도 악플이 달리는 것을 보면서 '내가 나를 안 사랑해줘서 그런걸까' 슬펐죠. 징거로 활동한 모든 것을 다 접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그것이 새로운 시작점이 됐어요. 아직 정하나로 제대로 활동을 못해 징거로 더 많이 알고들 있어요. 기회가 되면 정하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공백 기간 슬럼프를 지난 후, 정하나는 도약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연습실에도 매일 나가 안무를 연습하고, 필라테스 자격증도 땄다. "기회가 오면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죠. 요즘 어린 친구들은 예쁘고 정말 잘하잖아요. 저도 연차가 쌓여 기대치가 있을 텐데 '발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부끄러운 가수, 정체되어 있는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정하나는 복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솔로 가수 정하나의 모습은 어떨까.
정하나는 "래퍼가 아니고 노래를 부를 것 같다. 춤도 잘추고 퍼포먼스가 강한 여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귀가 편안한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귀띔했다. 해외에서 활동도 모색하고 있다고.
"차근차근 다가가고 싶어요. 너무 오래 쉬어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첫걸음이 어렵네요. 안 보이는 곳에서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음악이든 방송이든 저를 궁금해하고 찾아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미운 시선보다 예쁜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노트펫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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