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 초원의 오페라 가수

비글은 잘 차려입은 영국 귀족들이 말을 타고 여우나 토끼 같은 굴을 파고 사는 동물을 사냥할 때 사용하는 후각형 하운드의 일종이다.

 

오랜 기간 동안 귀족들의 사냥개로 활용되다 요즘은 예쁜 외모와 애교 많은 성격 때문에 실내에서 키우는 애완견으로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사냥개의 피가 강하게 흐르는 비글은 아파트 같은 실내공간에서 얌전하게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다. 비록 작고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처음부터 실내용 강아지로 개량되었던 시추, 말티즈, 치와와 같은 개들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비글은 뜨거운 피와 심장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비글을 실내에서 키울 경우 개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운동량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아니면 작은 개 한 마리가 자칫 온 집안을 어지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캉스독스 비글은 몸집에 비해 성량이 풍부하다. 사냥할 때 단체로 짖는 것을 보자면 오페라 공연을 보는 듯하다.

 

비글을 두고 시끄럽고 잘 짖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비글이라는 사냥개의 원래 개량 목적을 잊어버린 데서 오는 오해다.

 

비글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우, 토끼, 오소리 같은 굴을 파고 사는 사냥감들을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다. 비글은 사냥감들을 예민한 후각과 끈질긴 추격으로 찾아낸 후 주인을 그곳으로 부르기 위해 목청껏 크게 짖는다.

 

비글이라는 개는 단체로 사냥하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 이런 짖음은 합창이 되어 초원을 진동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비글은 덩치에 비해 목소리가 큰 편이다.

 

비글의 짖는 장면을 직접 보면 마치 성량이 풍부한 오페라 가수를 보는 것 같다. 비글과 비슷한 목적으로 독일인에 의해 개발된 닥스훈트도 비슷한 이유로 체격에 비해 성량이 풍부하다.

 

간혹 봉사활동을 위해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곳에 가보면 유기견 비글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주인이 강아지 때의 귀여운 외모에 빠져서 비글을 분양을 받은 후 성견이 된 비글의 진면목을 알고 키우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비글뿐만 아니라 개를 키울 생각이 있는 사람은 개를 분양 받기 전에 반드시 해당 견종의 특성에 대해 충분히 공부를 하는 게 좋다. 그런 신중한 선택 과정을 거친 뒤 분양을 받으면 유기견 발생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된다.


비글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거주지는 마당이 없는 아파트보다는 놀이공간인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이 좋을 것이다. 비글에게는 스트레스를 풀어 줄 수 있는 충분한 운동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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