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만 판매 캘리포니아, 강아지 암시장 우려 고개

2017.11.07 10:14:12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몰티즈와 푸들 믹스견 몰티푸

 

[노트펫]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반려동물숍에서 상업적으로 사육한 동물 판매를 법으로 금지한 가운데 업계에서 반려동물 암시장이 활성화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제리 브라운이 지난 10월 새 법에 서명하면서, 캘리포니아 반려동물 숍들은 오는 2019년 1월부터 상업적으로 사육한 동물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보호소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강아지들, 새끼고양이들, 개들이 많기 때문에 새 법이 유기동물들을 입양시킬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경제적 이득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반려동물 산업, 사육업자, 미국 애견협회(AKC) 등은 이 조치에 반대했다. 새 법으로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원하는 개성과 성격을 가진 반려견을 구하기 힘들어지고, 건강 문제로 추천받은 종(種)을 얻기도 어려워진다고 반박했다.

 

개인 사육업자들은 여전히 고객에게 동물을 판매할 수 있는 반면, 새 법이 ‘퍼피 헤븐’ 같은 반려동물 소매업체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시(市) 북부에 있는 퍼피 헤븐은 요크셔테리어, 말티즈, 포메라니안, 말티푸(말티즈와 푸들 믹스견), 말키스(몰티즈와 요크셔테리어 믹스견) 등 소형견에 특화돼, 지난 몇 년간 인기를 끌었다. 소형견은 종에 따라 750~5000달러(약 84만~558만원) 사이에 팔렸다.

 

14년간 퍼피 헤븐 매장을 운영한 벤 애셜 사장은 “사람들은 여전히 강아지를 원한다”며 캘리포니아 주 밖에서 규제를 받지 않는 온라인 사육업자들에게 고객이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법 때문에 (강아지 온라인 판매가) 1000배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 법의 취지를 조기에 정착시킨 숍도 있다. ‘바크 앤 비치스’는 강아지 농장이나 사육업자가 기른 개들보다 보호소 유기견을 입양하고 있다. 

 

바크 앤 비치스는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안락사 비율이 높은 보호소에서 데려온 유기동물 수천마리를 입양시켰다. 직원들의 주요 업무는 보호소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는 동물을 찾아내는 것이 됐다.

 

패서디나 시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줄리 뱅크 회장은 상업 사육이 “상당히 슬픈 산업이자 상당히 학대적인 산업”이라며 산하 보호소에 들어오는 동물의 25%가 (상업적인 전문 사육업자가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은) 순종이라고 지적했다.

 

뱅크 회장은 “상업적인 사육업자에게 동물을 사면 살수록 이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란 점을 소비자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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