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피부에서 자라는 땅콩
동물, 의학, 그리고 땅콩 이야기③
[노트펫] 땅콩 3부작 마지막 시간입니다.
2편에서 강아지 땅콩(부신)에 대해 말씀드리며 이 땅콩은 고양이 땅콩(고환)과는 달리 겉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초음파를 이용해 본다고 했었죠. 마지막 땅콩도 맨 눈으로 볼 수가 없어서 장비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번 편의 주인공은 바로 말라세지아(Malassezia)입니다.
반려동물에서 피부병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이기에 한 번쯤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효모균의 일종이며 아주 작은 크기의 미생물이기에 현미경을 사용해서 관찰해야 합니다.
동물병원에서는 보통 피부나 귀에 있는 검체를 채취해서, 슬라이드 글라스(현미경 관찰을 위해 사용되는 작은 유리판)에 놓고 몇 가지 특수한 염색약을 사용해 염색한 뒤에 검체를 관찰하게 되는데요.
이때 땅콩 모양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효모균류들은 타원형이지만, 번식 과정에서 출아를 하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보면 땅콩 모양으로 관찰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리고 반려동물 피부의 표면에서 소수의 땅콩이 관찰되는 것 자체는 정상이지만, 어떤 원인으로 인해 일정 수 이상의 땅콩들이 한꺼번에 발견되는 경우 감염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하게 됩니다.
물론 말라세지아가 한꺼번에 증식하게 된 원래 이유도 찾아내서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다른 검사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먹는 땅콩이 지방 함량이 높은 것처럼, 피부 위의 땅콩(말라세지아)도 지방분을 참 좋아합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요.)
그래서 피지(Sebum)을 분비하는 지방샘(Sebaceous gland)이 분포하며 따뜻하고 습한 신체 부위에 감염될 확률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귀 속이라든지, 발가락 사이, 입 주변 같은 곳이요.
(출처 : www.researchgate.net)
이렇게 세 편에 걸쳐서 수의학계의 3대 땅콩과 이 땅콩들이 수의학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크기 순서대로 정리해보자면 고양이의 고환, 강아지의 부신, 그리고 피부에 사는 말라세지아, 이렇게 3형제가 되겠네요.
세 가지 모두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 땅콩들을 수의학적인 방법으로 확인해봐야 할 만큼 심각한 증상이나 큰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는 편이 좋다는 겁니다.
여러분의 반려동물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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