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살리려 과속, 정차명령 불응한 견주에 경찰이 내린 처벌은
2017.12.13 17:03:0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차에 치인 반려견을 구하기 위해 과속하다가 경찰과 추격전도 무릅쓴 견주가 다행히 훈방 조치됐고, 반려견도 수술을 잘 마쳤다고 반려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피터 로가이시오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州) 미들식스 카운티 홀리스턴 마을 자택에서 3살 된 도베르만 핀셔 반려견 ‘토르’의 울음소리와 충돌음을 듣고,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서둘러 집 밖으로 달려 나갔고, 토르의 교통사고 현장을 목도했다. 토르가 집 앞 도로에서 차에 치여서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었다.
견주는 서둘러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다시 동물관리국에 긴급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동물관리국은 바로 출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견주는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이대로 있다간 토르가 죽겠단 생각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견주는 토르를 방수포에 감싸서, 트럭 뒤쪽에 싣고 시동을 걸었다.
마음이 급했지만, 꽉 막힌 도로 위에서 트럭은 거북이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견주는 또 다시 결단했다. 견주는 계속 차선을 바꿔가며, 속도를 높였다. 순찰차가 보였지만, 토르 생각에 속도를 늦출 수 없었다.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견주에게 트럭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견주는 죽어가는 토르 생각에 트럭을 세울 수 없었다. 1.5마일(2.4㎞) 넘게 추격전이 벌어졌다. 결국 순찰차가 앞서 가서 도로를 막았고, 견주는 트럭을 세우고 두 손을 들고 내려야만 했다.
견주의 온몸은 토르를 트럭에 실으면서 피투성이가 된 상태였고, 경찰은 단단히 오해했다. 당황한 견주는 다급하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경찰은 견주에게 수갑을 채우고 체포했다.
트럭 뒤에서 피 흘리며 신음하는 토르를 보고, 경찰은 견주의 말을 믿게 됐다. 그래서 다른 경찰이 트럭을 몰고 토르를 동물병원에 데려다줬다.
한편 토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 채 구치소 안 있던 견주는 내내 애를 태웠다. 경찰은 견주를 훈방 조치하는 대신에 안전운전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견주의 친구가 보석금 40달러를 냈고, 견주는 1시간 만에 풀려났다.
견주는 곧바로 동물병원에 달려갔고, 아내 유니스에게 수술 중이란 말을 듣고 수술실 밖에서 기다렸다. 5시간 응급 수술을 받은 토르는 다시 큰 동물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리고 토르는 큰 병원에서 8시간 대수술 끝에 의식을 되찾았다. 다리 3개에 석고붕대를 하고, 철심 5개를 박고 한 주간 회복기를 거친 끝에, 토르는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고비는 끝이 없었다. 토르가 무사히 회복했지만 수술비 2만달러(약 2200만원)는 부부에게 큰 부담이 됐다. 다행히 이웃의 조언으로 시작한 ‘고 펀드 미(GoFundMe)’ 캠페인 덕분에 기부금 1만1000달러(1200만원)가 모였다.
현재 토르는 병원에서 아직 퇴원하지 못한 상황이다. 집중 치료실에서 벗어났지만, 붕대도 새로 감아야 하고, 자세가 불편하지 않게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병원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견주는 어서 빨리 토르가 건강하게 돼서 집에 돌아올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한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