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이게 다여?..누나한테 이른다!'
2017.12.18 15:32:0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강아지 밥을 챙겨주는 건 좋은데 어째 부실한 듯한 이 느낌은 뭘까.
지난 16일 저녁 무릎 수술 때문에 병원에 있는 성연 씨에게 남자 친구가 사진 한 장을 보내 왔다.
성연 씨 대신 몽룡이랑 밥을 먹고 있다면서 보내온 것이었다.
몽룡이는 이제 2살이 다 되어가는 성연 씨의 반려견. 성연 씨를 대신해 남자 친구가 대신 돌봐주고 있다.
사진을 본 성연 씨는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다.
남자 친구가 몽룡이에게 차려준 밥상은 사료와 저키, 개껌으로 밥과 반찬 혹은 후식은 다 갖췄는데 접시 크기에 비해 양이 몹시 소박했다.
게다가 평소 음식을 즐기는 몽룡이도 남자친구의 배포(?)에 실망했는지 뭔가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자 친구의 밥상은 어땠을까. 왼쪽에는 맥주 한 컵이 놓여 있었는데..
'나 없다고 우리 몽룡이를 홀대하는 건 아닐까?'
아, 컵라면과 스팸이 전부였다. 게다가 맥주로 보이는 것도 실은 탄산음료였다. 남친은 술을 마시지 못한다.
아무튼 사내만 있는 집에서 엄마가 없으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너무나 흔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몽룡이는 남자친구와 사귀는 도중에 성연 씨가 데려온 강아지다.
귀찮아 할 법도 하건만 어느새 이렇게 단짝이 됐다.
안에서도 그렇지만 바깥에 나가서도 남자 친구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몽룡이가 바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백팩을 기분좋게 매고 앞장을 선다.
성연 씨와 몽룡이 사진 찍어준다고 정작 자기 사진은 찾아보기 힘든 다정한 남친이다.
무릎 수술을 마치고 퇴원하는 날 이 둘을 위해 근사한 저녁을 차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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