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의 '존윅'..'비글을 위한 복수'

2015.02.27 11:11:01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숙자 생활을 청산하고 스크린에 복귀한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으로 출연한 2014년 10월 개봉 영화다. 우리나라에는 2015년 1월에 개봉했다. 전설로 불리던 청부살인업자가 결혼과 함께 은퇴했으나 아내가 사망하면서 보낸 새끼 강아지가 강도에 의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자 그에 대한 복수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저씨'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데 실제 몇년전 원빈 주연으로 개봉한 아저씨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저씨에서는 킬러에 의해 아내를 잃고 전당포 주인으로서 무의미한 삶을 이어가던 전직 특수요원(원빈 분)이 자기에게 친근감을 보이던 옆집 어린이가 납치당한데 분노가 폭발, 악당들을 소탕하고 어린 아이를 구해낸다. 악당 척결에 나선 동기는 다소 달라 보이지만 두 영화 모두 내내 주인공의 현란한 킬러로서의 액션 연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듯하다.  

 

 

 

 

존윅에서 주인공이 복수가 나서게 된 동기를 제공하는 문제의 개는 비글이다. 죽은 아내로부터 '데이지'라는 이름이 붙여진, 생후 2, 3개월이 될까말까한 비글은 영화에서 주인공과 채 며칠을 보내지 못하고 차를 훔치러 침입한 강도의 발길질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죽기 전 침대에 폴짝 뛰어 올라 주인공의 얼굴을 핥는가 하면 주인공을 현관문을 열자 바로 나가서 용변을 처리하고, 외출할 때에는 차에 폴짝 뛰어 올라 운전석 옆자리에 웅크리는 등 갖은 애교를 선보인다. 

 

 

비글은 여러 모로 참 사연이 많은 개다. 두 가지를 들라면 우리나라에서는 3대 악마견 중 하나라는 점과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동물실험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견종이라는 점일 것이다. 

 

 

비글은 크게 발달한 후각으로 산토끼나 여우가 남긴 냄새를 찾아서 추적하고 사냥감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사냥개다. 사냥개가 발달한 영국에서 14세기 쯤 개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격이 외향적이고 덩치가 작으니 첫느낌은 그렇게 귀엽고 이쁠 수가 없다. 하지만 사냥개로서 활동량이 엄청난 특성 때문에 아파트나 주택 등 좁은 공간에서만 키우면 그 기질을 이기지 못해 바닥을 할퀴고, 원목 바닥을 들쑤셔 놓고 벽지가 수난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견종 특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데려와 키우다보니 악마견이라는 억울함을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동물실험에 대해 반대 운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동물실험은 우리 인류를 위해 필요악으로 치부되고 있다. 실험용 쥐가 실험동물의 대표격이지만 개 역시 동물실험에 활용되고 있다. 개 중에서도 비글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람을 잘 따르는 비글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자신을 죽일 주사기에도 기꺼이 앞발을 내어 준다. 이런 안쓰러움을 못 견뎌 실험동물실을 뛰쳐 나가는 실험자들도 있다. 

 

삶의 의미를 상실한 주인공 존 윅에게 활발하면서도 애교 만점에 게다가 사람을 잘 따르는 비글은 안성맞춤이었을 수도 있다. 개 때문에 물론 악당이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인다는 줄거리가 얼핏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실제 악당의 우두머리가 개 한 마리 가지고 왜 그러느냐는 대사도 내뱉는다. 하지만 아내를 대신해 삶의 의미였다는 점에서 일견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예상가능하겠지만 영화는 악당을 모조리 처치하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특히 영화는 복수를 마친 주인공은 유기견 보호소에 들어가 비글을 대신할 개 한 마리를 끌고 나오는 것으로 끝이 난다. 아내 혹은 개를 위한 복수가 새로운 개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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