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 죽음, 유기, 교통사고, 안락사 위기, 그리고 기적'

2018.02.06 17:15:34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한달 사이에 이 모든 일이 강아지에게 일어났다

 

[노트펫]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있는 한 동물병원. 뒷다리 한 쪽은 성치 못하지만 꼬리를 흔들며 퇴원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가 한 마리가 있다.

 

퇴원을 준비하고 있는 둥이. 

 

이름은 둥이, 매우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을 가진 3살의 수컷 강아지다. 불과 한달여 동안 견생에서 겪어볼 수 있는 모든 역경을 견뎌내고 다시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둥이는 작년말까지만 해도 주인에게 사랑을 받는 반려견으로 살았다. 하지만 주인의 죽음은 이 녀석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했다.

 

지난달 초 주인이 죽은 뒤 둥이는 거리에 내쳐졌다. 집 안에서 살던 둥이에게 바깥 생활이 맞을 리 없었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추위까지 겹치면서 오갈 데를 몰라 헤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지난달 19일 둥이는 그렇게 길가에 쓰러진 채 있었다. 온 몸이 가시풀에 덮여 있고, 먹지 못해 심각하게 말라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지후 씨는 고양이 구내염 치료차 동물병원에 다녀오다 이 녀석을 발견했다.

 

처참한 모습에 곧장 동물병원으로 차를 돌렸다. 

 

발견 당시 둥이의 모습. 

 

심각한 영양실조, 탈수, 32도의 저체온.. 수액과 영양제를 처치한 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차에 치인 여파로 폐기흉과 내출혈, 후지마비 등이 발견됐다.

 

24시간 동물병원으로 옮겨 받은 정밀진단에서는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 척추 신경에까지 문제가 있었다.

 

치료 성공률은 단 20%. 병원에서도 낮은 가능성과 만만치 않은 치료비에 섣불리 치료를 권유하지 못했다.

 

"이왕지사 살리겠다고 했으니 일단 치료를 부탁하고 입원시켰어요. 다리는 못 써도 되니 살려만 달라고요." 지후씨의 말이다.

 

처음 갔던 병원에서 주인을 알 수 있는 내장칩이 발견됐었다. 수소문 끝에 연락이 닿은 주인. 주인의 가족이 받은 것이었다.

 

그래서 보름 전에 주인이 죽고 버려졌음을 알게 됐다. 둥이가 그 지경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졌다.

 

"음식물 쓰레기통이라도 뒤지지 그랬냐 이놈아!" 수의사가 둥이의 비쩍 마른 몸을 보며 내뱉은 말이었다.

 

발견 당시 몸은 비쩍 말라 있고, 가시가 온몸에 박혀 있었다. 

 

골든타임이라던 사흘이 지났다. 치료는 실패했다. 뒷다리 신경은 거의 죽었고, 괄약근 주변 근육도 망가져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료진도 지후씨도 차마 말은 안했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보내줘야 할 것같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하지만 차마 안락사를 시행하지 못했고 그렇게 열흘이 지났다. 그리고 기적이 찾아왔다.

 

깡마른 몸, 비틀리거리는 다리로 병원 입원실로 산책하고, 동물간호사 누나들을 따라다니며 꼬리를 흔들어댔다. 뒷다리 한쪽은 성치 못하지만 세 다리로 신나게 걸어다녔고 이제 퇴원을 준비할 시기까지 왔다.

 

기적처럼 회복해 가고 있는 둥이. 눈에서도 초롱초롱 생기가 돈다. 

 

지후 씨는 "끌고 있는 다리 역시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며 "이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찾아주는 일뿐"이라고 말했다. 

 

지후 씨는 둥이를 만나는 순간 그 주인의 삶은 바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왜냐하면 둥이는 기적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모든 치료비는 김지후 씨가 자비로 마련했다. 입양 비용은 책임비 5만원(그것도 6개월 뒤 반환)이면 된다.

 

단, 실내에서 키워야 하며 아프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하고, 부득이한 상황이 생길 땐 반드시 구조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조건이다. (입양 문의 김지후 010-6253-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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