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집사, 이번엔 나다옹”..자기 차례를 아는 고양이

2018.04.13 11:13:21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아들에겐 무뚝뚝한 아버지지만 고양이들에게는 꼼짝없이 약해지는 '아버지 집사'가 있다.

 

대학 시절, 죽은 엄마 고양이 옆에서 울고 있던 새끼 고양이 '슈슈'를 아들 경민 씨가 구조한 이후 고양이와 동거를 시작하게 된 아버지 집사.

 

경민 씨는 그런 아버지를 든든한 백(?) 삼아 슈슈에 이어 길냥이 '다롱이'까지 입양하게 됐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묵묵히 집사의 길을 걷고 있다.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랬다옹~"

 

워낙 동물을 좋아하던 아버지는 나름 각자의 상처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보듬어줄까 고민하다 아이들에게 빗질을 해주게 됐다.

 

그것이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공식적인 아이들의 '빗질 타임'을 갖는다.

 

 

빗질도 위아래가 있다고 차례는 올해 다섯 살이 된 오빠 슈슈부터!

 

"아빠 집사의 거친 빗질과~~~"

 

슈슈는 빗질을 받을 때 골골송을 부르다가도 “남자라면 빗질은 오분이면 충분하지!”라는 듯 쿨하게 자리를 뜬다.

 

감사 인사 역시 쿨하게 생략한다.

 

오빠 슈슈의 빗질 타임이 끝나면 아버지 집사는 바닥을 톡톡톡 친다.

 

영상의 킬링 파트는 11초부터! 척하면 척! 자기 차례를 안 둘째 다롱이는 재빨리 아버지 집사에게 몸을 맡긴다.

 

"불안과 의상과~~~'


올해 네 살 여동생 다롱이는 빗질을 좋아해 자기가 받고 싶은 방향으로 몸을 요리조리 돌리면서 아버지 집사가 지칠 때까지 빗질을 받는다.

 

고양이들이 특별한 재주가 있지도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지도 않는 이 영상이 SNS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걸 지켜보는 우리~~~"

 

무심하게 고양이들의 방향을 돌리는 아버지의 투박하지만 애정 어린 손동작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무뚝뚝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아버지 집사의 모습이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딘가 닮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슈슈와 다롱이보다 아버지 집사의 바지에 눈이 가 더 친근감을 느낀다는 사람들의 반응.

 

"그건 아마도~~~"

 

아버지 집사와 고양이들의 케미도 역시 볼만하다.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고 익숙한 듯 즐기는 그들만의 평범한 일상이 괜히 따뜻해 보인다.

 

"전쟁 같은 집사의 사랑~~~"

 

아들 경민 씨는 "대학시절 아픈 슈슈를 구조해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하루에 한 끼 라면만 먹고 지낸 적도 있었는데 이제 슈슈도 다롱이도 건강해져서 마음이 놓인다"며 "아버지가 아이들 털을 정성껏 빗겨주시는 모습을 보면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또 "제가 데려온 아이들을 저보다 더 열심히 보살펴주시는 게 늘 감사하다"고 아버지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시했다. 

 

"아버지 집사, 고맙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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