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찔찔이' 울보에서 동물병원 차장 된 강아지

2018.04.20 17:00:09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지난달 한 사이트에 올라온 '코흘리개 강아지' 사진이 화제가 됐다.

 

"엄마가 혼자 나가서 세상을 다 잃었개......"

 

'저희 집 막내가 엄마 기다리면서 울고 있었어요. 그러다 재채기하더니 콧물을……'이라는 글과 함께 게시된 사진 속에는 곰돌이 인형같이 귀여운 강아지가 세상 억울한 얼굴로 눈물 대신 콧물을 서럽게 흘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단지 콧물만 흘렸을 뿐인데 그 깜찍한 모습 때문에 순식간에 인기견이 돼버린 코흘리개 강아지 '에포'의 근황을 공개한다.

 

"이름은 에포고 얼굴은 예뽀요" 

 

코 흘리는 사진 속 주인공인 7살 수컷 포메라니안 에포.

 

갑자기 생긴 인기 때문일까. 에포는 한 달 사이 그 힘들다는 취업에 성공하고 승진까지 하게 됐다. 

 

사실 에포는 못 생겼다는 이유로 분양이 잘 되지 않았고, 여러 번 병치레를 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병원밥만 이 년을 먹었개!"


결국 분양시기를 놓친 에포는 동물병원에서 2년 동안이나 지내다 지금의 가족을 만나 입양이 됐다.

 

가족 중 한 분이 수의사라 꾸준한 관리를 받아 지금은 건강한 상태라는데.

 

다만 비염이 있어 흥분했을 때 콧물이 나오는데 이것 또한 꾸준히 치료를 받아 많이 호전됐다. 

 

코 흘리는 사진이 찍힌 한 달 전에도 엄마가 혼자 외출을 하자 서러워서 울다가 갑자기 콧물을 흘린 것이다.

 

"병원에 왔는데 왜 고향에 온 기분이개?"


그러던 어느 날 병원 치료를 위해 수의사인 가족과 함께 출근을 하게 된 에포.

 

어린 시절을 병원에서 지내서 그런 건지 에포는 병원을 유독 편하게 여겼다.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사람을 좋아하는 에포에게 동물병원은 안성맞춤인 장소였다는데.

 

결국 그날로 특별채용된 에포는 취업 후 신입사원다운 패기와 열정을 보여줬다.

 

평소 선비 같은 성격의 소유견이라는 에포는 다른 강아지들이 짖거나 싸우면 뛰어 가 말리기도 하고, 사람을 보고 공격적으로 짖는 강아지가 있으면 쫓아가서 그러면 안 된다고 거세게 짖기도 했다.

 

"거기 감기 환자분! 조용히 좀 하개!"


그런 패기와 열정이 통한 걸까.

 

에포는 한 달도 안 돼 차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됐다.

 

"이래봬도 열일하는 중이개!"


벌써 차장 에포를 찾는 환자들도 꽤 생겨 정기적으로 출근을 하게 됐는데.

 

다른 직원들에 비해 일이 편해 보이는 에포 차장.

 

하지만 직원들은 입을 모아 "차장님은 쉬는 것도 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에포 차장은 요즘 심리치료사(?)로 맹활약 중이다.

 

"주사 맞는 강아지 친구 표정 따라하개!"

 

동물병원에 와서 잔뜩 겁을 먹은 강아지 친구들이 불안해하거나 울면 곁에서 위로를 하며 다독여준다.

 

그런 에포 덕분에 다행히 강아지들은 훨씬 안정적으로 진료를 받고, 따뜻한 위로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는데.

 

"오늘은 불금이라 칼퇴를 해야되개!"


에포의 누나는 "에포가 취직을 한 후 주변에 우리 에포가 동물병원 차장님으로 근무하게 됐다고 자랑하고 다닌다"며 "물론 늘 주무시기만 한다"고 웃었다.

 

"나는 더 이상 코찔찔이가 아니개!"

 

또 "에포가 집에 혼자 있지 않고 다른 강아지 친구들도 만나고 가족과 늘 붙어있게 돼서 다행이다"며 "에포만 좋아하면 언제까지고 일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에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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