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시안과 고양이들, 버섯 3남매의 좌충우돌 동거
2018.04.24 16:04:12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팽이', '표고', '느타리' 3남매의 보호자 '송이' 씨는 고양이와 개를 같이 키우면 어떠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송이 씨는 단언한다.
"미니멀 라이프를 즐기게 된다. 물론 강. 제. 로.!"
어쩜 그렇게 호흡이 척척 맞는지, 위에 두면 고양이 '팽이', '표고'가 떨어트리고, 아래에 두면 강아지 '느타리'가 뜯어 먹는다.
좌충우돌 사고뭉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송이 씨의 버섯 삼 남매 '팽이', '표고', '느타리'를 소개한다.
처음에는 평화로웠다.
송이 씨의 집에 제일 처음 온 '팽이'는 타고난 공주님 성격이라 세상만사를 귀찮아하고 혼자만의 외모 가꾸기를 즐겼다.
있는 듯 없는 듯 얌전한 팽이를 기르다 탁묘소에서 여러 번 파양을 당한 '표고'를 입양했다.
사람을 좋아하는 표고는 껌딱지처럼 송이 씨 곁에 딱 붙어 개냥이처럼 애교를 부리곤 했다.
사실 아주 어릴 때부터 달마시안을 키우는 게 로망이었던 송이 씨.
성인이 되고 강아지를 한 마리 더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생기자 꿈에 그리던 달마시안 '느타리(이하 타리)'를 입양하게 됐다.
20년 가까이 꿈꿔왔던 일을 이룬 송이 씨는 아이들과 침대에 누워 “팽이! 표고! 타리!” 이름을 부르며 잠들 때마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대형견이 오히려 순둥순둥하다고 들었던 송이 씨는 혹여 타리가 팽이와 표고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타리는 무럭무럭 자랐고 세상에 둘도 없는 활발한 '개린이'가 되어버렸다.
타리의 에너지가 나머지 아이들에게 전해진 것일까.
친남매라도 되는 것처럼 호흡이 척척 맞아가며 버섯 삼 남매의 활기 에너지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물론 송이 씨는 이 에너지가 다소 부담스럽다.
개냥이 표고는 타리가 온 후 자기를 강아지로 아는 건지 표고와 정말 강아지처럼 터프하게(?) 놀기 시작했다.
나쁜 짓을 같이 하면서 우애가 더 돈독해졌는지 타리가 올라가지 못하는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떨어트려 타리에게 토스한다.
이렇게 훌륭한 캐처가 또 있을까. 타리는 표고의 선물을 용케 받아 눈 깜짝할 사이에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분해한다.
스스로의 미모에 감탄하느라 바빴던 공주 '팽이'도 거울 대신 표고와 타리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구경꾼 역할을 자처했다.
절대 한 번 앉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마치 재밌는 영화라도 감상하듯 표고와 타리의 행동을 구경한다고.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아이들 덕분에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셋이 나란히 누워 자는 모습을 보면 송이 씨는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단다.
본인의 이름을 따 모두 버섯의 이름으로 지은 것도 진짜 가족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평생 함께한다는 약속을 담아서였다.
기특하게 싸우지도 않고 누구 하나 눈치 보거나 주눅 드는 아이 없이 마냥 해맑은 녀석들에게 마냥 고맙다는 송이 씨.
바라는 건 오직 건강하게 자라는 것뿐이라고 한다.
송이 씨는 "아이들 덕분에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손 닿지 않는 곳에 깊이 숨겨놓고 강제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다"며 "아이들이 누워 있는 침대에 누울 땐 마치 내가 얘네 집에 얹혀사는 기분이 든다"고 웃었다.
또 "고양이와 개를 같이 키우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몸은 힘이 들지만 그만큼의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며 "물론 평생 함께 할 가족이니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입양하는 것은 필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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