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는 길고양이들

2018.04.27 11:39:00    박은지 객원기자 기자 sogon_about@naver.com

서동행, 길고양이 버스 광고 프로젝트 

"길고양이와의 공존 인식변화가 전제돼야"

  

 

[노트펫] 요즘에는 지하철역마다 팬들이 붙인 아이돌 광고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버스 광고도 마찬가지. 특정 집단 내에서만 축하하거나 공유하지 않고, 일반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취지로 지하철 광고나 버스 광고를 진행하는 것이다.

 

만약 '랜선 집사' 혹은 '고양이 덕후'라면, 길고양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알리는 일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서울 서대문구 길고양이 동행본부에서는 마스코트 길동이와 함께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버스 광고를 기획하고 텀블벅을 통한 참여도 진행하고 있다(https://www.tumblbug.com/animalandpeople).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서대문구에서 시작했으나 점차 지역을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길고양이가 뭐가 나쁜가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길고양이 밥그릇을 망가뜨리거나 가져가는 행위,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가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길고양이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캣맘들은 늘 약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는 없을까.

 

왜 길고양이는 실제로 해를 끼치지 않아도 부정적인 동물로 여겨질까.

 

'세상에 나쁜 개는 없는' 것처럼 사실은 '세상에 나쁜 길고양이도 없다.'

 

사람에게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세상 속에서 길고양이들은 나름대로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내야 할 뿐이다.

 

길고양이로 인한 주민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결국 길고양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좁혀가는 일이었다.

 

'서동행'의 조은영 씨는 그렇게 버스 광고 아이디어를 냈다.

 

 

 

"몇 년 전에 외국인들이 뜻 모아 경기도 버스에 개식용 반대광고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작년 12월에는 관악구에서 마을버스에 길고양이 광고를 냈다는 소식도 접했고요.

 

감동적이라고 생각해서 저도 마음을 먹고 있다가 용기를 내어 시작하게 되었어요. 장기적으로 하려면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좋을 것 같아 동네 캣맘 할머님에게 상의를 드렸고, 일단 둘이서 장기적으로 진행해보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당시 캣맘으로 길고양이들을 챙겨주기 위해서는 주변의 인식 변화가 절실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만으로도 아파트 동 대표에 의해 항의를 받고 사람들을 피해 다녀야 했고, 구청에 민원을 넣어도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 모로 곤혹을 치르다가 결국 이 모든 바탕에는 사람들의 인식 개선 문제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그들과 그들 나라에서 동물들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우리와 다르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파리나 개미가 지나가면 생각 없이 "개미다" 하며 밟아 죽이는 아이들이 많잖아요. 그걸 보고 외국인 친구는 아이들을 보며 물어요. "개미가 지금 너한테 뭐 잘못한 게 있니?" 정말 창피했습니다.

 

생명윤리교육과 인식이 절실함을 체험한 것이죠. 우선 서대문구 캣맘들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서대문구 동물사람 행복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저와 할머니, 그리고 한 분이 더 후원해 주셔서 3명이서 시작했다가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기 위해 펀딩을 시작했어요."

 

그저 한 생명으로 살아가도록

 

 

은영 씨는 인식 개선을 위한 버스 광고는 금전적으로 무리가 되더라도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길고양이에게 별 생각 없이 돌을 던지거나 발로 차는 것이 엄연한 동물 학대라는 것, 도의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공존을 위해서는 인식 변화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했다.

 

"상징적인 프로젝트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프로젝트가 되길 원해서 지난 1월부터 버스 두 대씩 광고를 진행했어요. 1, 2월은 추우니까 애잔한 길냥이를 모타브로 했다면 3, 4월은 밝은 이미지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동정의 대상을 넘어 그저 지구에서 공존하는 대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고, 은연중에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캣맘을 괴롭히거나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들이 '이것은 범죄구나!' 하고 깨달았으면 해요.

 

아울러 그런 모습을 보는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는 게 아니라 도둑질이나 폭행 사건을 보듯이 당당하게 잘못을 지적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이런 인식이 시군구까지 확장되어 제도로까지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를 평범한 '하나하나의 생명체'로 여기고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급식소 관리나 TNR 등 여러 노력들도 필요하다.

 

 

 

일련의 과정들을 위해 서동행에서는 서울시 참여예산제에도 참여하며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라고.

 

하루가 무섭게 믿을 수 없는 동물 학대 소식들이 들려온다.

 

이슈가 되지 않을 뿐, 지금 집 밖에서도 길고양이들은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어린아이, 노인, 동물 등의 사회적 약자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궁극적으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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