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에서 개 빼자"..개 식용 말뚝뽑기 나선 국회의원들
2018.05.24 10:47:05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자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그간 대규모 개 사육과 식용의 간접 근거가 돼 왔던 법 규정에 매스를 들이대는 법안으로 평가된다.
지난 15일 이상돈 의원(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을 대표 발의자로 축산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법안은 '그 밖에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이라는 가축의 종류에 대한 규정을 '개를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로 바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축산법은 가축의 개량과 증식, 축산업의 구조개선, 가축과 축산물의 수급조절ㆍ가격안정 및 유통개선 등에 관한 규정, 축산업을 발전시키고 축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며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결국 모든 가축이 식용 대상은 아니지만 식용으로 쓸 수 있는 가축에 대한 최초 근거가 되는 법인 셈이다. 또한 소나 돼지 농가와 마찬가지로 개농장을 지자체가 축산농가로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도 된다.
축산법은 가축을 열거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소, 말, 양(염소 등 산양을 포함), 돼지, 사슴, 닭, 오리, 거위, 칠면조, 메추리, 타조, 꿩과 함께 그 밖에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動物)이 포함된다.
부령에서는 노새와 당나귀, 토끼, 개, 꿀벌, 그외 조류 등을 가축의 종류로 열거, 개를 가축에 포함시켜두고 있다.
이상돈 의원 등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상 가축에 해당되지 않는 개가 가축의 개량·증식 및 산업적 이용을 전제로 한 축산법에서는 가축으로 규정돼 있다"며 "축산법에 따라 개의 사육이 가능해지면서 육견업자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개를 사육하는 등 공장식 사육으로 인하여 동물의 복지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적대로 개는 가축에 포함되지만 도축의 대상이 되는 가축에서는 제외돼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를 근거로 개 도축이 불법이라고 해석하고, 육견업자들은 축산법을 넓게 해석, 불법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법안은 개 식용 금지 자체를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를 대규모 사육 대상에서 제외, 사실상 식용으로 가는 길목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전통적으로 개를 가축처럼 키웠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로 인식하고 가족처럼 함께 사는 시대가 됐다"며 "식용금지는 물론이고, 개의 복지차원에서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로 대하고 그에 맞게 제도를 정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안 발의에는 이상돈 의원과 함께 김경진(민주평화당), 김동철(바른미래당), 김성수(더불어민주당), 김종회(민주평화당), 문진국(자유한국당), 유승희(더불어민주당), 장정숙(바른미래당), 조배숙(민주평화당), 그리고 한정애(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했다.
이상돈 의원과 한정애 의원은 지난 3월 가축분뇨법 시행을 앞두고 허가를 얻지 못한 축사 행정처분과 폐쇄 유예기간 연장 대상에서 개농장을 제외하는 데 앞장섰던 의원들이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