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어떻게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거죠?"
2018.05.31 15:30:37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노트펫] 어느 날 사촌 언니가 키우라고 데려온 고양이 '옹심이'.
가족을 잃고 힘든 시간을 겪던 현경 씨네 가족에게 옹심이는 생각지도 못한 위로였다.
마치 원래부터 함께 살았던 것처럼 자연스레 현경 씨네 가족의 일상에 녹아든 옹심이는 떠난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소중한 존재가 됐다.
어느새 6살이 된 옹심이를 두고 본가를 떠나게 된 현경 씨.
우연히 보게 된 한 사진 속 새끼 고양이에 한눈에 반해 가정 분양을 받기로 했다.
아이를 만나러 간 집에는 사진 속 고양이와 함께 파양을 당하고 돌아왔다는 새끼 고양이가 함께 지내고 있었다.
현경 씨는 외롭지 않게 함께 지내라고 두 마리를 모두 입양했고, '로또'와 '복권'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옹심이를 잘 키웠으니 나름 베테랑 집사라고 자부했건만, 얌전한 옹심이와는 다르게 녀석들은 개성이 매우 강했다.
변기에서 볼일을 볼 정도로 깔끔하고 완벽한 성격의 옹심이는 도통 손가는 일이라곤 없었는데.
어려서 그런지 세상 모든 것이 다 신기한 녀석들은 현경 씨가 숨만 쉬어도 궁금해 미치겠다는 표정이다.
이제 적응할 때도 됐건만 매일매일 탐험이라도 하듯 집안을 돌아다니며 난장판을 만드는 로또와 복권이.
특히 컴퓨터에 단단히 꽂힌 녀석들은 마치 자기들 것이라도 되는 양 컴퓨터 만큼은 현경 씨에게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경 씨가 컴퓨터 책상에 앉기만 하면 딴짓을 하다 말고 거의 날아와 책상 위로 올라오는 녀석들.
키보드를 사수하며 모니터 화면을 빤히 바라보다 심심하면 냥펀치를 날리는 등 행패가 말이 아니다.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 봐 마우스라도 움직이면 미친 듯이 모니터를 두들겨댄다는데.
키보드에 손이라도 대면 시위라고 하듯 아예 드러누워 버리신다.
억지로 떼어내면 혹시라도 삐질까 현경 씨는 순순히 녀석들에게 컴퓨터를 내주고 있지만, '멋진'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는 현경 씨로서는 매우 곤란한 상황이라는데.
다행히도 아가들이 유튜브 시청을 좋아해 그걸로 살살 달래며 겨우 방송을 하고 있단다.
"도대체 다른 집 집사님들은 어떻게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거죠?"라며 웃는 현경 씨.
오늘도 컴퓨터는 녀석들에게 점령당했다.
우당탕탕 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사고를 치는 녀석들에 치이다 보면 옹심이가 보고 싶어 영상통화를 걸어 하염없이 옹심이의 이름을 부른다는 현경 씨.
"힘들 때 가족들이 옹심이에게 받은 위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힘이 돼줬다"고 말했다.
현경 씨는 "로또, 복권도 옹심이처럼 건강하게 자라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줬음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물론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들이지만"라고 덧붙였다.
현경 씨와 로또, 복권의 좌충우돌 동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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