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 우호적인 미국 호텔
[노트펫] 미국 학교의 방학은 한국과 상당히 다르다. 방학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숙제를 내주지 않는다. 한국 학생들이 부러워할 부분이다.
방학 기간도 한국과 다르다. 미국의 경우, 겨울방학은 1주일 정도에 불과하지만 여름방학은 거의 3개월이나 된다. 따라서 여름방학도 한국에 비해 빨리 시작한다. 보통 5월말 방학이 시작되면 미국의 주요 휴양지에는 긴 방학을 즐기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그런데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여름여행을 가기 전에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안 해도 될 일을 하나 해야 한다. 자신의 개와 같이 잠을 잘 수 있는 숙박업소를 찾는 일이다.
미국의 국토면적은 대한민국 크기의 거의 백배에 가까워서 장거리 여행은 보편적이다. 장기 여행을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를 차에 태우고 여행을 간다.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다른 사람에게 개를 맡기다가는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개와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숙박업소도 있다. 북미 전역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한 숙박업소는 반려동물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고속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반려동물을 환영한다는 그 숙박업소의 광고판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애견인들은 그 숙박업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부러 일정과 코스를 조정하기도 한다.
그 업소의 홈페이지를 보면 “고객의 반려동물은 가족의 연장”이라고 하면서 “아무도 자신의 반려동물을 두고 여행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하고 있다. 물론 그 뒤의 문구는 해당 숙박업소가 얼마나 반려동물에 대해 우호적인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필자도 몇 번 그 숙박업소를 이용한 적이 있었다. 물론 많은 개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아침이 되면 많이 만날 수 있다. 견주들이 밤새 용변을 제대로 보지 못한 자신의 개들을 잔디밭으로 데리고 나와서 볼일을 보게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네브라스카(Nebraska)에 간 적이 있다. 물론 반려동물에 우호적인 숙박업소를 이용하였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목적지로 출발하기 위해 짐을 들고 주차장으로 갔다. 그러다가 주차장 앞 잔디밭에서 조금 전 볼일을 본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를 만났다.
견주에게 “굿모닝”이라고 먼저 인사했다. 미국인들은 초면이라도 얼굴이 서로 마주치면, 보통 인사를 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인사를 하는 게 좋다. 그리고 그에게 “당신의 개가 멋지다.”고 의례적인 인사를 더했다.
견주도 인사를 했다. 그런데 화제의 대상은 가방이었다. 개를 좋아하는 필자는 수십 마리의 개가 그려진 여행용 가방을 몇 년 째 들고 다니는데, 그 가방이 멋지다고 인사를 한 것이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국적이 달라도 이렇게 통하는 것 같았다. 생면부지의 미국인과 기분 좋은 아침인사를 주고받은 후, 힘차게 시동을 걸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였다. 그날은 하루 종일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주리에서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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