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쓰루 사파리와 기차 사파리
[노트펫] 패스트푸드(fast food)는 미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전국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기는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패스트푸드라고 하면 젊은이들의 음식이지, 기성세대가 즐기는 음식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일흔이 넘은 대통령도 햄버거를 즐기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주식에 가까운 햄버거를 한국인들과는 좀 다르게 먹는다. 한국은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불릴 정도로 예절과 체면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음식을 들고 다니면서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패스트푸드라고 해도 매장 안의 테이블에서 정좌(正坐)하고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다르다. 그들은 카우보이(cow boy)의 후손답게 한 손에는 말고삐를 잡고, 먹을 것을 먹는데 익숙하다. ‘보행 중 취식’ 같은 이동 중의 식사 방법에 대해 아무런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인지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는 미국인 중 상당수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드라이브 쓰루(drive thru) 코너로 가서 자신의 차에서 주문을 하고, 음식을 받고 운전을 하면서 먹는다.
그래서 미국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한 손으로는 핸들을, 다른 한 손으로는 햄버거를 잡고 먹는 운전자들을 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햄버거와 소다(soda)를 같은 손으로 잡고 즐기는 운전자도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장면을 보면 마치 서커스를 보는 것 같이 신기하다는 느낌이 든다.
국토가 넓은 미국에는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 같이 겨울이 없는 지역들이 있다. 물론 그곳 주민들은 자기들도 겨울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보기에는 겨울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곳에서는 넓은 초원에 야생동물을 풀어 놓고 키우는 사파리가 동물원 만큼 널리 보급되어졌다.
그런데 미국 사파리들 대부분은 관람자가 자기 차량으로 드라이브 쓰루로 통과한다. 시속 10~20마일 정도의 느린 속도로 사파리를 관람하면 보통 1~2시간 정도 사파리 관람이 진행된다.
물론 한국의 사파리처럼 사파리측에서 제공하는 버스로 관람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렇게 차를 타고 공원을 관람하는 사파리 외에도 상상하기 어려운 운송 수단으로 사파리를 관람하기도 한다.
플로리다의 중심도시인 탬파(Tampa)에 있는 사파리는 관람자들이 기차를 타고 관람을 한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진행되는 기차 사파리는 마치 관람자가 아프리카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주기도 한다.
기차 사파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원 안에 있는 역 중에서 이용하기 가까운 곳에서 기차를 탑승하면 되고, 관람을 더 하고 싶으면 기차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타고 있으면 된다.
사파리 관람은 사자나 호랑이 같은 대형 육식동물을 보는 것보다는 기린, 코끼리, 코뿔소 같은 대형 초식동물들을 관람하는 것이 더 즐겁다. 관람이 진행되는 낮 시간이 되면 맹수들은 잠을 자느라 바쁘다. 하지만 초식동물들은 맹수들과는 달리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람객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주는 것은 타조다. 대형 초식동물들은 사람과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타조에게는 당초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장난이 심한 타조들은 관람자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와서 창문을 부리로 쪼기도 한다. 그렇다고 운전자가 창문을 열어 타조에게 먹을 것을 주거나, 쓰다듬으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다가는 손가락이나 팔목, 얼굴을 다칠 수도 있다.
그래서 사파리 관리소에서는 관람 전에 반드시 차량의 창문을 닫고 운전하라고 한다. 날씨가 더워도 창문을 열고 운전하면 안 된다. 만약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더우면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고 운전하는 게 좋다.
안전을 챙기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자연을 즐기고 야생동물과 접할 경우 각별히 마음에 새겨야 한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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