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구경에 푹 빠진 '어장관리'고양이
2018.07.06 15:21:53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까치발을 하고 어항을 들여다보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사람들의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4일 한 인터넷 동물 커뮤니티에 "저기 뭐 하세요 내려와"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 속 고양이는 침대의 머리맡에 올라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어항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작은 키와 짧은 다리 때문에 여유롭게 어항을 감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어떻게든 보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악착같이 버티고 있다.
앞발로는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짧은 뒷발로는 까치발을 서면서까지 아기 고양이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괜히 궁금해진다.
어항을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는 이제 생후 4개월이 된 러시안 블루 남자아이 '하츠'다.
잠꾸러기지만 무조건 집사가 보이는 곳에서만 잠이 드는 집사 바라기인 하츠는 뭐든지 만져보고 깨물어 봐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엄청난 호기심을 자랑한다.
하츠의 주인 주영 씨는 물 생활이 취미라 어항에 다양한 어종을 키우는데, 호기심 많은 하츠는 그 어항을 가만두질 못한다고 한다.
주영 씨는 "하츠가 처음 집에 왔을 때부터 어항에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며 "가끔씩 자다 깨보면 혼자 멍하니 어항을 구경하고 있는 하츠를 발견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어항을 좋아하는 하츠에게 최근 주영 씨는 '어항 금지령'을 내렸다.
며칠 전 어항 속에서 고양이 털이 뭉텅이로 둥둥 떠다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영 씨는 현장을 포착하지 못했으니 확실하진 않지만 하츠가 물고기 사냥을 시도한 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한다는데.
대신 이제는 주영 씨가 직접 하츠를 안아올려 어항 구경을 시켜준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으로 분양됐던 하츠는 그 집의 아이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 파양됐고 보호소로 보내졌다.
피부병까지 심해져 다들 입양을 꺼렸고, 보호소에 머무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아프거나 버려진 고양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주영 씨는 보호소에서 우연히 하츠를 만나게 됐다.
한창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홀로 병과 싸우고 있는 하츠가 안쓰러웠던 주영 씨는 이 아이를 돌봐줘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둘은 가족이 됐다.
주영 씨는 "하츠가 첫 만남 때에는 엄청 얌전한 아이였는데, 가족이 되고 나니 엄청 활발한 아이기 돼버렸다"며 웃었다.
이제 하츠는 과거의 상처는 찾아볼 수 없고, 물고기로 가득한 어항을 감상하는 취미생활까지 생겼다.
물론 이 모든 변화는 늘 사랑으로 돌봐주는 주영 씨가 있기에 가득한 일이었을 것이다.
주영 씨는 "처음에 하츠한테 피부병이 옮기도 할 정도로 고생이 많았는데 많이 나아져서 다행이다"며 "이제는 소중한 가족이 됐으니 힘든 일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물론 호기심 많은 하츠를 위해 어항은 꼭 매일 구경시켜 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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