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아 나와봐랑~" 물그릇 '문질문질'하는 고양이
2018.07.06 16:27:28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노트펫] 램프의 요정을 부르는 듯한 고양이의 특이한 행동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효선 씨는 지난 5일 SNS에 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고양이는 물그릇 앞에 앉아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가며 천천히, 그리고 정성스레 물그릇을 문지른다.
실제로 요정이 나오기라도 하면 무슨 소원을 빌려고 하는 걸까?
사실 보이는 것처럼 귀여운 이유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아니다. 영상에 나오는 고양이 '멜로'는 물을 마시기 전 항상 이런 행동을 한다.
멜로의 보호자 효선 씨에 따르면 멜로의 이런 행동은 집사가 제대로 일을 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라고 한다.
멜로는 물을 먹기 전 그릇을 툭툭 건드리며 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한다. 만약 물이 별로 없다면 가차없이 물그릇을 뒤엎어 버린다. 집사의 업무태만은 참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효선 씨는 수시로 물그릇에 남은 물을 확인하며 뜻밖의 성실함을 얻었다고 한다.
효선 씨는 2014년 12월 학교 선배가 임시보호하고 있던 멜로를 입양했다. 효선 씨의 선배는 길에서 방황하던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입양자가 나타날 때까지 임시보호를 자처했다.
효선 씨는 멜로를 보고 첫눈에 반해 입양을 결심했다. 다행히 효선 씨네 막내 '보리'도 멜로를 쉽게 받아들였다. 보리는 효선 씨가 멜로를 데려오기 전부터 키우던 반려견이다.
멜로도 보리를 전혀 경계하지 않고 잘 따랐다. 게다가 고마움의 표시인지 보호자 몰래 보리에게 간식잭팟을 터뜨려 주기도 한다.
보호자가 간식을 양껏 주는 일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멜로는 아낌없이 주는 편이다. 간식찬장에 올라가 찬찬히 둘러본 뒤 '이거다!' 싶은 간식이 있으면 통째로 바닥에 쏟아버린다. 보호자처럼 감질나게 두어개씩 꺼내는 일은 결코 없다.
게다가 간식파티는 온전히 보리 만의 몫이다. 먹는 걸 좋아하기로는 둘째라면 서러운 멜로지만 간식보다 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저 뒤집어 엎는 게 좋은지도..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착한 심성의 두 아이는 놀기도 잘 논다.
보리는 멜로가 배변을 보러 가면 늘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는다. 그리고는 멜로가 나오자마자 '쿵!' 몸통박치기를 시전한다.
놀자는 신호다. 이 때부터 둘은 한바탕 술래잡기를 펼친다.
멜로 입장에서는 배변 직후 봉변을 당한 게 아닌가 싶지만 멜로도 보리의 몸통박치기가 없으면 허전해하긴 마찬가지다. 배변을 보고 나왔는데 보리가 자거나 다른 곳에 있을 때면 "야옹~" 크게 소리를 내며 보리가 있을 만한 곳을 둘러본다.
보호자 효선 씨는 두 아이가 티격태격하면서도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모습이 기특하기만 하다. 효선 씨는 "느긋한 성격의 멜로가 보리와 함께 있을 땐 활발해진다"며 "앞으로도 사이 좋은 형제로 오래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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