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묘가정 집사의 외출길 현관 풍경
2018.07.11 13:52:36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노트펫] 고양이'님'이 몸소 배웅을, 그것도 네 마리나 같이 해준다면 기분이 어떨까.
지난 6일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에 다묘가정 집사의 외출길 현관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 속에는 네 마리의 고양이가 배웅이라도 하듯 현관 앞으로 나와 외출하는 집사를 바라보고 있다.
"집사야, 설마 혼자 나가냥?"
(왼쪽부터)빈이, 써니, 호랑, 흑연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게 꼭 붙어있고 싶지만 오늘도 네 마리 고양이를 두고 현관을 나서야 하는 집사 미정 씨.
다른 고양이들처럼 무심하기라도 하면 덜 미안하겠건만, 네 마리의 고양이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치 하루의 중요한 일과라도 된다는 듯 배웅을 하러 현관으로 뛰어나온다.
평소에도 아이들만 두고 나가려면 발걸음이 무거웠는데 저 날 따라 아련한 눈빛을 보내는 아이들 때문에 유독 마음이 편치 않았다는데.
"다른 고양이와는 다르게 산책을 좋아하는 산책냥이들"이라고 아이들을 소개한 미정 씨.
대체 고양이들이 저렇게 절절한 눈빛을 보내며 배웅까지 해주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미정 씨는 "사실 이 눈빛은 집사를 향한 애정이라기보다는 산책에 대한 강한 열망"이라고 고백했다.
사진을 찍은 날에는 사정이 있어 산책을 하루 걸렀는데 집사가 혼자 나가는 것 같자 놀란 아이들이 우다다 뛰어나와 저런 눈빛을 쏘아댔단다.
설마 혼자 나가는 거냐는 원망 가득한 애처로운 눈빛을 그것도 네 마리나 동시에 보내는 바람에 사진만 찍고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와야 했다고.
서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녀석들이지만 이상하게 미정 씨네 집에 온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산책을 좋아한다.
공통점은 또 있다.
박스에 담겨 버려진 첫째 써니, 천장에 갇혀있다 미정 씨가 직접 구조한 흑연, 어미를 잃고 추운 겨울날 홀로 바들바들 떨고 있던 호랑이, 집 앞 주차장에서 차에 깔릴 뻔했던 빈이까지.
네 마리 모두 길에서 구조된 사연 있는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다묘가정의 집사라 힘든 점은 없냐는 질문에 미정 씨는 "좋아하는 아이들과 지내기 때문에 늘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함께 사는 가족들이 불편해하지는 않냐는 질문에는 "써니는 아빠가 호랑이는 엄마가 구조해왔다"며 웃었다.
"평소에는 밖에 데리고 나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낸다"는 미정 씨는 "안 그래도 산책을 못 나가서 미안했는데 아이들이 눈빛 보내는 것을 보고 아무래도 더 시간을 내야겠다"며 "아이들이 예민한 편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가 와도 경계하지 않고 금세 받아주는 것이 특별히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다 해주면서도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나 오늘도 고민하는 열혈 집사 민정 씨.
그런 정성을 아는지 매일 배웅하는 아이들을 보며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듯싶다.
한편 사진을 접한 사람들은 "집사 나가면 꼬리로 칠 기세",“올 때 츄르 사 와!", "우리 애들이 저렇게 나 보고 있으면 학교고 뭐고 안감"등의 집사를 향한 부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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