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휴지만 고집하는 고양이
2018.07.20 14:55:02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휴지와 사랑에 빠진 고양이의 모습이 사람들의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18일 한 인터넷 동물 커뮤니티에 "반성은 하십니까"라는 짤막한 물음과 함께 휴지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고양이의 모습이 게시됐다.
두루마리 휴지를 가지고 놀고 있는 영상 속 고양이는 올해 3살이 된 수컷 스노우 뱅갈 '두부'이다.
행여 놓칠까 앞발로 휴지를 꼭 잡은 두부.
뒷발로는 신나게 발차기를 하고 입으로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더니, 360도 연속 회전이라는 고난도 기술까지 선보인다.
흔하디흔한 두루마리 휴지가 아무래도 두부의 최애 장난감이 확실한 것 같은데.
한솔 씨는 "사실 두부가 처음부터 휴지를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고양이들처럼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두부는 어느 날 한솔 씨가 새 두루마리 휴지를 꺼내는 걸 우연히 보게 됐다.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앞발로 한 번 휴지를 쳐보더니 마음에 들었는지 금세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사이즈가 자기 몸에 안성맞춤이라 그런 건지 뒷발차기도 마음껏 할 수 있어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휴지는 금세 두부의 최애 장난감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두부가 휴지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했다는 한솔 씨.
하지만 문제는 두부가 휴지를 하나만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두부는 꼭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그야말로 '신선한(?)' 새 휴지만을 가지고 논다고 한다.
게다가 마치 신상 킬러처럼 가지고 놀다 휴지가 헤지기라도 하면 싫증 난 듯 유유히 새 휴지를 찾아 떠난다는데.
성실히도 휴지를 뜯어준 두부 덕분에 언제부턴가 한솔 씨 방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하얀 눈이 쌓이기 시작했고, 한솔 씨는 상처 입은(?) 휴지만 사용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물론 한솔 씨도 해볼 건 다 해봤다고 한다.
타일러도 보고 숨겨도 보고 심지어 잘 때 휴지를 안고 자기도 했지만, 불편하기만 하고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두부가 저렇게 좋다면 내가 청소를 좀 더 하고 헤진 휴지 좀 쓰는 게 뭐 어떻겠냐 싶은 해탈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이제 두부가 휴지를 물고 뜯으면 옆에서 웃으며 그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는 여유까지 생겼다는데.
한솔 씨는 "외출을 했다 집에 돌아오면 두부가 마중 나와 있다 제일 먼저 반겨준다"며 "순하긴 얼마나 순한지 주사를 맞을 때도 야옹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얌전히 있어 수의사 선생님도 집사도 편하게 해주는 기특한 아이다"고 두부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맨날 휴지를 물어뜯어도 괜찮으니 두부가 오래오래 건강해서 앞으로도 많은 추억을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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