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0원으로 우리집 강아지 "시원하개 여름나개"
2018.07.29 09:00:00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땀 배출을 통한 체온조절 능력이 없는 강아지에게 여름은 참 힘든 계절이다.
특히나 올해는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 탓에 "우리 집 강아지가 녹고 있다"는 견주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견생 최대의 행복이었던 산책 시간마저 신음하게 만드는 무더위에 말 그대로 '녹아내리듯' 지쳐버린 강아지가 하나 둘이 아니라는데.
그런데 지난 26일 한 인터넷 동물 커뮤니티에 시원하게 더위를 이겨내는 강아지의 모습이 공개돼 사람들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다.
사진 속 강아지 '빵구'는 매섭게 추운 시베리아에서 온 하얀 전사 '사모예드'로, 더위에 치명적으로 약해 여름철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한 아이다.
사모예드라면 올여름이 유난히 힘든 시기일 텐데 어째 빵구의 표정은 여유를 넘어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빵구가 지치지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제작비 0원, 주인의 정성만 가득 담긴 핸드메이드(?) '얼린 페트병'이다.
빵구의 보호자 지수 씨는 "빵구가 얼마나 더위를 많이 타는지 어릴 때부터 더울 때면 냉장고 문 앞에서 문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한 번 페트병에 물을 담아 얼려줬더니 정말 좋아해 계속 준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쿨매트 위에 누워 원래 한 몸이었던 것처럼 페트병과 물아일체 된 빵구의 모습애 보는 사람마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사실 앞의 사진들은 빵구가 지금보다 어렸을 때였단다. 지금은 벌써 1살이 돼 활발한 개린이 시기를 보내고 있단다.
대형견이다 보니 덩치는 부쩍 컸지만 여전히 지수 씨 눈에는 아기나 다름없는 빵구.
그런 빵구가 올여름 생전 처음 겪는 엄청난 무더위에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지수 씨는 더 바빠졌다.
과거에 비해 덩치가 커진 만큼 준비해야 할 페트병의 개수도 늘었고, 교체해 주는 시간은 짧아졌다.
페트병뿐 아니라 평평한 아이스박스 얼음과 아이스팩까지 얼릴 수 있는 건 다 얼려두고 있다.
지수 씨는 아이스크림 넣을 공간도 빠듯하게 냉동실이 꽉 찼지만 불편하기는 커녕 얼음으로 꽉 찬 냉동실을 보면 안 먹어도 배부른 기분이란다.
빵구가 건강한 여름을 나게 하는 지수 씨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상시 신선하고 시원한 물을 준비해주고, 산책은 해가 진 후 선선한 새벽이나 저녁에 시키며, 에어컨도 항상 가동한다.
지수 씨는 "사실 이렇게 해줘도 빵구가 더워하는 건 사실이다"며 "빵구를 위해서라도, 빵구처럼 더위를 많이 타는 다른 강아지들을 위해서라도 얼른 이 무더운 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대형견에 대한 안 좋은 인식 때문에 펫티켓을 지킴에도 불구하고 빵구와의 행복한 산책 시간이 망쳐질 때가 있는데 덩치 큰 아이들도 견주들에게는 사랑스러운 가족이라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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