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그만.." 거울로 눈치 주는 강아지

2018.08.02 17:08:40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노트펫] "엄마가 게임 그만 하랬지! 당장 꺼!"

 

학창시절 집에서 게임하면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오늘 사연의 주인공은 엄마가 아닌 반려견에게 이 말을 들었(?)다.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예은 씨는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게임하다 시선이 느껴져서 돌아보니..그만하고 놀아줄게"라며 사진 여러 장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침대에 앉은 채 거울에 비친 강아지의 모습이 찍혀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는 표정이다.

 

"게임을 대체 몇 시간이나 하는 거니! 잘못 했니 안 했니?!"

 

사진 속 강아지는 언제나 거울로 보호자를 감시하는 슈나우저, 감씨다.

 

예은 씨는 평소 책상 위 거울을 뒷면이 보이게 돌려놓는다. 책상에 앉기만 하면 거울을 통해 감씨의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안심하긴 이르다..감씨는 어디서든 감시한다.."

 

감씨는 거울로 예은 씨 감시하는 걸 즐긴다. 아마도 감시라기 보다는 책상에 앉은 예은 씨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일 거다.

 

감씨가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예은 씨는 게임하는 시간이 자연스레 줄어든다고 말했다.

 

찍어낸 듯 꼭 닮은 감씨와 씨앗이.

 

과거 유기견들을 데려와 키웠다는 예은 씨. 그러나 애초에 나이가 있는데다가 떠돌이생활을 오래 한 녀석들이 몇년 살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바람에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데려온 녀석이 감씨다. 예은 씨는 한번쯤 어릴 때부터 데려온 반려견과 좋은 추억을 오래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예은 씨 바람대로 어릴 때부터 함께 추억을 쌓다보니 예은 씨에 대한 감씨의 애착이 유별나다.

 

예은 씨가 외출하기 위해 옷을 꺼내놓으면 꼭 그 위에 올라가 앉는단다. 매번 쓰다듬고 달래주고 나서야 만족한 듯 외출을 허락하는 감씨지만, 그 만큼 애정이 느껴져 귀찮지만은 않다고 한다.

 

약속에 늦었을 때 써먹기 좋은 변명거리가 하나 생긴 걸지도 모르겠다.

 

씨앗이를 찾아라! 감씨가 낳은 슈나우저 8남매.

 

지난해 7월 감씨가 무려 8남매를 출산하면서 예은 씨 가족은 불어났다. 8마리 중 유난히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젖도 찾아먹지 못하던 씨앗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예은 씨에게 걱정을 안겼던 씨앗이는 현재 감씨 만큼이나 든든한 반려견으로 성장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감씨와 씨앗이의 산책 시간은 점점 늦춰졌다. 밤에 나가다보니 불가피하게 약주 하시는 아저씨들과 자주 마주치게 돼 예은 씨는 산책할 때마다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는데, 이때 씨앗이의 활약이 빛났다.

 

산책하는 도중 만취한 아저씨가 예은 씨에게 다가오자 씨앗이가 큰소리로 짖어 쫓아냈다. 평소 좀처럼 짖지 않고 얌전하던 씨앗이가 겁에 질린 예은 씨를 보호하기 위해 짖었던 것. 예은 씨는 정말 든든한 반려견이라며 씨앗이를 치켜세웠다.

 

혼자 숨도 제대로 못 쉬던 씨앗이가 이렇게 컸다개!

 

감씨와 씨앗이 덕분에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는 예은 씨, 그리고 감씨와 씨앗이가 매년 여름 겪을 밤 산책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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