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건강한 안녕’

국내에서 처음으로 죽음을 앞둔 반려동물을 위한 호스피스 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센터를 설립한 동물병원장은 “사랑하는 반려동물과의 아름다운 안녕, 건강한 안녕을 위한 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이제 국내에도 반려동물 웰다잉(Well-dying)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 셈이다.

 

누군가는 “개 팔자가 사람보다 낫다”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그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고, 소중했던 삶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웰빙(Well-being)만큼 웰다잉(Well-dying)이다.’란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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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호스피스의 유래를 살펴보자. 호스피스는 연명치료 대신 평온한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위안과 안락을 최대한 베푸는 봉사활동을 의미한다. 원래는 접대하는 사람을 뜻하는 호스트(host)와 접대를 받는 사람인 게스트(guest)의 합성어인 라틴어 호스페스(hospes)에서 유래됐고, 여기에 장소를 뜻하는 호스피티움(hospitium)이 합쳐져 이루어진 말이라고 한다.

 

호스피스는 또 중세 유럽에서 성지순례자들이 하룻밤을 쉬어가는 곳을 의미했으나, 십자군전쟁 당시 부상자들을 이곳에 수용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는 경우도 많아 ‘임종을 앞둔 안식처’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호스피스 병원이 처음 생긴 것은 지난 1963년. 당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님들이 방한해 강릉에 갈바리 의원을 개설한 후, 임종 환자들의 간호를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52년이란 세월이 흘러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호스피스 센터도 문을 연 것이다.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는 말이 있다. 로마의 개선장군 등 뒤에서 외쳤다는 이 말은 삶의 빛나는 순간에도, 영광의 순간에도 반드시 맞이할 죽음을 기억하면서 보다 충실한 삶을 이어가자는 하나의 경구일 것이다.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가족같이 지내던 반려동물이 떠난 후 남아있는 사람에게는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나타나고, 이런 증세가 깊어지면 펫로스 신드롬(Pet-loss syndrome)을 겪기도 한다. 실제 많은 분들이 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심리치료 전문가들은 말한다. 주변에서도 종종 듣게 된다.

 

이번에 개설된 반려동물 호스피스 센터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관련 시설이 더 늘어나고, 보다 많은 반려동물과 남은 사람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람과 반려동물,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어야 한다. 그러나 그건 온전히 사람의 몫이다.

 

“사랑하는 주인님! - - 끝으로 저는 제 마지막 호흡까지도 느끼면서, 당신 곁을 떠날 겁니다. 제 운명은 당신의 두 팔 속에서 가장 안전했다는 기억과 함께...”. 배스 N. 해리스의 시, ‘강아지의 기도’ 마지막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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