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엔 역시 '마시는' 고양이.."둘 다는 안된다냥"

2018.08.10 17:03:19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노트펫]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를 날려줄 고양이 두 마리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더위에 에어컨, 선풍기도 아니고 털이 뿜뿜 빠지는 고양이로 더위를 식힌다니, 믿기 어려운 말이다. 다음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마시는 고양이 궁방우유(좌)와 붕방콜라(우).

 

태형 씨는 지난달 28일 SNS에 "날도 더운데 궁방우유, 붕방콜라 한 잔씩 하셔요"라며 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에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우유와 콜라가 한 마리(?)씩 있다. '마시는' 고양이 두 마리는 태형 씨가 키우는 새하얀 궁방이와 새까만 붕방이다.

 

"오잉! 어디서 우리 얘기를 하냥?"

 

태형 씨는 지난해 4월 자취를 시작한 뒤 한달여 만에 붕방이(흑)를 입양했다. 원체 고양이를 좋아하기도 했고,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붕방이(흑)는 태형 씨가 입양할 당시 중성화까지 마친 사춘기여서 친해지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도 둘째 궁방이(백)가 오기 전까지 4개월 동안 서로 의지하며 살아서인지 애착이 많이 간다고 한다.

 

"ㄱ나니? 우리가 처음 본 날, 넌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

 

궁방이(백)의 입양은 붕방이(흑)가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아 결심했다. 붕방이(흑)는 여느 고양이들과 달리 태형 씨와 외출을 마치고 귀가하면 바로 문 앞까지 달려와 태형 씨를 맞았다.

 

궁방이(백) 역시 친해지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이전 보호자가 못 키우겠다며 태형 씨에게 떠넘기듯 보냈기 때문이다. 묘생 3개월 만에 두 번이나 환경이 바뀌었으니 새끼 고양이가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을 거다.

 

"누나가 팔베개 해주께!"

 

다행히 누나 붕방이(흑)가 궁방이(백)의 적응을 도왔다. 붕방이(흑)가 먼저 다가와 배를 드러내고 그루밍을 해주니 어찌 궁방이(백)가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있었을까.

 

붕궁방이 남매는 털과 눈동자 색깔부터 성격까지 모든 게 정반대지만 사이만은 누구보다 좋다. 특히 궁방이(백)는 질투가 많은 만큼 누나 붕방이(흑) 곁에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고 한다. 누나가 어딜가든 일단 따라가고 장난도 많이 친다. 붕방이(흑)는 동생의 도 넘는 장난도 잘 받아주고 많이 배려하는 편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람 친남매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다.

 

 

붕궁방이 남매는 태형 씨가 놀아줄 때 그 성격이 제대로 드러난다. 성격 자체가 활발하고 호기심도 많은 궁방이(백)는 신나서 뛰어노는 반면 얌전하고 차분한 붕방이(흑)는 근처에서 동생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전부다.

 

 

태형 씨는 붕궁방이 남매를 떠올리면서 "힘들때 바라만 보고있어도 큰 힘이 되어주어서 고마운 친구들이다"며 "나름대로 표현을 한다고 하는데 이 마음을 아이들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함께 드러냈다. 태형 씨는 "고양이에 대한 정보도 많아지고, 인식도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는거 같아 집사로서 뿌듯하다"면서도 "길고양이 개체수가 매년 늘어난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혹시라도 해를 당하는 고양이들이 있을까봐 걱정이다"고 전했다.

 

허리가 다소 긴, 상체와 하체 색깔이 정반대인 고양이. 지구상에 한 마리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정 상 다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는 태형 씨. 부모님 댁에 처음 들어갈 때만 해도 또 버림 받는 줄 알고 경계를 많이 했던 붕궁방이지만, 그러면서도 사고 한 번 치지 않아 현재는 부모님 사랑을 사이좋게 나눠 받고 있다.

 

"어디 가냥! 아직 이야기 안 끝났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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