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앞에서는 변기 물도 함부로 내리지 말라더니..
2018.08.31 11:09:16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애들 앞에선 물도 조심히 마시라던데, 이제 새끼 고양이 앞에선 변기 물도 조심히 내려야 할 것 같다.
지난 30일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는 "니 똥 버린 건데 뭐가 궁금해서 구경을 해" 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뒷발로 까치발까지 서서, 화장실 변기통을 살펴보고 있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마치 들어가기라도 하겠다는 듯, 변기통에 푹 빠져버린 고양이의 앙증맞은 뒤태가 절로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 속 고양이는 생후 3개월 된 벵갈고양이 공주님 '김용식'이다.
세상 모든 게 다 신기하기만 한 아깽이라 그런지 변기 물 하나에도 호기심이 가득하다.
왕성한 호기심에 활발한 성격까지 갖춘 아깽이다 보니 용식이의 보호자인 민준 씨는 감당이 안 될 정도라고 한다.
민준 씨는 "그냥 변기통만 구경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볼일을 볼 때도 옆에 와서 기다리며 구경을 할 때가 많다"며 "자기가 싼 똥을 치워도 저렇게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막상 물을 내리면 빛의 속도로 도망가기 바쁘다고 한다.
민준 씨는 스웩 넘치는 무늬와는 다소 언밸런스한 '김용식'이라는 이름에 담긴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분명히 '수컷' 벵갈고양이를 데려와,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용식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는 민준 씨.
그렇게 용식이와 끈끈한 형제애를 쌓아가던 중 민준 씨는 우연히 용식이가 암컷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용식이를 입양 받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는데.
다소 혼란스럽기는 했으나 이미 단단해진 둘의 사이에 용식이의 성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제 민준 씨는 용식이의 형에서 든든한 오빠 집사로 살아가고 있다.
원래 활발한 성격이었던 용식이는 오빠 집사를 등에 업어서일까 매사에 거침이 없는 걸크러시 넘치는 냥이가 돼버렸다.
대형견도 주인에게 아기처럼 폭 안기게 만든다는 동물병원에 갔을 때도 전혀 겁먹지 않고 시종일관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귀여움을 무기 삼아 수의사 선생님의 책상을 놀이터처럼 활보하기도 했다는데.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면서 달려온다"며 민준 씨는 용식이에 대한 애정 어린 자랑을 늘어놓았다.
민준 씨는 "너무 활발해서 감당이 안 될 때도 있지만, 용식이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이름처럼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라 오래도록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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