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는 채식주의"라던 주인, '동물 학대' 논란
2018.09.03 11:01:08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노트펫]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반려견을 채식주의견(犬)이라고 소개한 여성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지난달 31일 이 여성이 말한 "자신의 반려견은 채식주의견"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단 몇 초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루시 캐링턴(Lucy Carrington)은 평소 자신의 반려견 스톰(Storm)이 채식주의를 선택했다고 믿었다. 이에 올 여름부터 육류가 들어있지 않은 미트프리(meat-free) 사료와 당근 등 채소만 먹여 왔다.
스톰의 채식이 알려지면서 루시는 현지 한 방송사에 스톰과 함께 출연 제의를 받았다. 현지 방송사가 흔하지 않은 채식주의견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루시는 방송에 출연해 "스톰은 고기보다 당근과 같은 야채를 좋아한다"며 "이런 식품 기호성을 배려해 채식을 시키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수의사는 이 같은 루시의 주장에 "(루시가) 스톰의 음식물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프로그램 진행자는 "개들은 (주인이 주는 것만 먹어야 하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루시에게 스톰의 채식 선호도 테스트를 제안했다.
루시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제작진은 당근 등 채소가 담긴 그릇과 고기가 든 그릇을 각각 준비했다.
스톰은 목줄이 풀리자 곧장 고기가 들어있는 그릇으로 다가간 뒤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옆에 놓여있는 채소 그릇에도 관심을 보이는 듯했지만 잠시 냄새를 맡을 뿐 다시 고기가 담긴 그릇으로 향했다. 루시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예상한 장면이었다.
스톰은 심지어 고기를 다 먹은 뒤 채소가 담긴 그릇에 다시 다가가 냄새를 한참이나 맡았지만 결국 채소에는 입도 대지 않았다.
스톰이 고기 먹는 모습을 본 루시는 크게 당황하며 "(스톰이)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채식만 한 것은 아니고 가끔 채소를 준 것"이라며 "스톰이 원하는 것이 고기라면 다시 먹이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 방송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자 SNS 상에 루시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잡식동물인 개에게 채식을 시키는 건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스톰은 모든 고기를 먹는 '채식주의견'이다"라며 비꼬기도 했다.
한편 방송이 나간 뒤 루시는 수십 명의 동물애호가들에 의해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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