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속에 벌벌 떨고 있던 만삭의 임신견

2018.09.04 17:17:28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만삭의 몸으로 빗속에 떨고 있던 임신견.

 

[노트펫] 최근 내린 폭우를 맞으며 벌벌 떨고 있던 만삭의 임신견이 구조됐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에 위치한 루루애견스쿨. 낮에는 교정원에서 행동교정을 받고, 밤에는 산책과 함께 원장의 집으로 가서 집안 생활예절교육을 받고, 아침에 다같이 산책하며 교정원으로 출근하며 행동을 교정하는 곳이다. 

 

3일 오후 6시 반 쯤 동네 주민이 이 곳에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근 빌라촌 화단 나무 밑에서 이틀째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고 했다.

 

강아지를 키우던 이 주민은 강아지를 더 들이기는 어려웠고, 그대로 뒀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 지 몰라 데려왔다고 했다.

 

주인을 잃은 강아지를 나몰라라 할 수 없었던 신영건 원장은 우선 동물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게 했다.

 

만삭의 몸으로 빗속에 떨고 있던 임신견.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이 녀석의 뱃속에 새끼 5마리가 꿈틀대고 있었다. 게다가 1주일 안으로 출산할 것 같다는 수의사의 소견이었다.

 

자칫 빗속에 그대로 있었다면 새끼 5마리와 어미가 모두 큰 일을 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녀석의 주인을 알 수 있는 인식표나 내장칩이 없어 주인을 찾을 방법은 막막하다.

 

신영건 원장은 "동네 강아지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이 녀석은 그동안 보이지 않던 녀석"이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과 떨어진 뒤 그 자리에서 꼼짝않고 있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보통 주인의 사랑을 받은 개는 주인과 떨어졌을 경우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물론 출산이 임박했을 경우 어두운 곳을 찾아 들어가는데 그러기에는 다소 일렀다. 그래서 아마도 이 녀석은 비를 맞으면서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하는 추론이다.

 

 

실제 이 녀석은 처음보는 신 원장은 물론 직원들, 그리고 동물병원 관계자들에게도 꼬리치며 앉고, 밝은 성격을 보여 줬다.

 

신 원장은 우선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도 혹시 찾지 못한다 해도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그 새끼들이 입양갈 수 있을 때까지 돌볼 생각이다.

 

신 원장은 "자칫 세상 구경도 못하고 잘못될 수도 있었던 새끼들과 이 아이를 관심있게 봐달라"며 "좋은 견주를 만나 행복한 견생을 살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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