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신데 저희집에"..3대째 무단침입하는 길냥이의 뻔뻔함
2018.10.24 17:14:30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노트펫] 낯선 고양이가 가정집에 침입했다는 제보가 23일 노트펫에 들어왔다.
고양이는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잘 널어놓은 빨래를 바닥에 던져놓고는, 자리까지 떡하니 잡은 채 여유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뭐 어쩔거냐"는 식의 뻔뻔스러운 태도라는데.
고양이에게 집을 침범당한 국부 씨는 "밖에서 뭐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길래 나가봤더니, 쟤가 다른 빨래를 바닥에 버리고 건조대 매트에 앉아있었다"며 "도망도 안 가고 불만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 분명 우리 집인데 내가 뭔가 잘못한 기분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자꾸 누구시냐고 묻는데 표정이 계속…… 더 물어보면 때릴까 봐 참았다"며 "엄연히 모르는 분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고양이는 저 상태로 한참이나 더 여유를 즐기다 국부 씨의 반려견인 '유'의 밥까지 뺏어 먹은 후 유유히 자리를 떴다는데.
국부 씨는 "사실 저 뻔뻔함은 3대째 이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며 "키우는 건 아니지만 3대째 우리 집을 자기들 집처럼 여기는 애들이 있다"고 길고양이들과의 특별한 묘연을 소개했다.
약 1년 전 겨울, 어떻게 들어온 건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안방에 떡하니 앉아있던 걸 발견한 국부 씨.
당황스러웠지만 평소 동물을 좋아했던 국부 씨는, 날이 오죽 추우면 낯선 집에 들어왔을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고양이가 충분히 몸을 녹이고 나갈 수 있게 내버려 뒀다.
마음 착한 집사는 알아보는 걸까. 고양이는 그 이후로 종종 국부 씨네 집에 들르기 시작했고, 어느새 3대째 자연스레 무단침입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모두가 고양이들을 환영하는 건 아니다.
벼를 말리는 집 앞 돗자리에 대소변을 보는 탓에 국부 씨의 할머니는 고양이들의 방문을 탐탁지 않게 여기신다고. 그래도 종종 밥은 챙겨 먹이고 쫓아내시는 츤데레의 면모를 보여주신단다.
사실 고양이들의 방문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건 집안의 막내인 포메라니안 '유'다.
1살 유가 감당하기에는 머릿수로도 포스로도 밀리는 탓에 눈앞에서 밥을 뺏겨도 속수무책이다. 애꿎은 국부 씨를 향해 짖어보는 게 할 수 있는 전부라는데.
이쯤 되면 간택이라 여기고 키워보라는 사람들의 얘기에 고민도 했다는 국부 씨.
하지만 "이불 위에 올라가 있을 때 정중히 밖으로 모시려고 다가갔다 엄청 맞아서 내가 쫓겨나기도 했다"며 "다가가면 자꾸 때려서 주인님으로는 도저히 못 모시겠다"고 말했다.
멋대로 집에는 들어와 놓고 가까이 다가오는 건 허락하지 않겠다는 뻔뻔한 태도가 어이없긴 하지만, 국부 씨는 앞으로도 녀석들을 쫓아낼 생각은 없어 보였다.
녹록지 않은 길생활을 하는 녀석들에게 가끔 쉬어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있다는 건 상상 이상의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점점 차가워지는 바람에도 녀석들의 마음이 따뜻할 수 있는 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맘씨 좋은 집사가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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