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면 자는 '척'하는 '연기천재' 고양이

2018.11.01 17:02:02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집사가 혼을 내자 눈을 질끈 감고 자는 척을 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한 반려동물커뮤니티에 "소파 긁은 거 혼냈더니 자는 척하는데 너무 귀여워요"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게재된 사진 속에는 여배우 뺨치는 연기실력으로 누구든 깜빡 속아 넘어갈 연기를 선보이는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혼신의 열연을 펼치는 중이다옹!"

 

소파 위에서 눈을 꼭 감고 깊은 잠에 빠진 고양이 '태비'.


그런데 태비의 집사 세연 씨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태비가 자고 있는 게 아니라 자는 '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연 씨는 "자꾸 소파를 긁어서 수건으로 가려놨는데 태비가 앞발로 툭 치워버리고는 또 긁기 시작했었다"며 "긁은 부위를 가리키며 '너 여기 봐봐 잘했어?' 이러니까 갑자기 눈을 감더니 자는 척을 했다"고 말했다.

 

소파 좀 긁지 말라는 세연 씨의 설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비에게 1도 먹히지 않는 것 같은데. 덕분에 세연 씨네 소파에는 발톱 자국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묘생사 무념무상"


소파 대신 스크래처에 스크래칭을 하길 간절히 바라며 태비에게 새 스크래처를 선물해준 세연 씨.


"태비가 스크래처를 너무 좋아해서 상자형 스크래처를 사줬다"며 "얼마나 아끼는지 집에도 안 들어갈 정도로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스크래처도 소파만 한 매력은 없는 건지 태비의 소파 사랑은 식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역시 스크래처는 소파가 최고!"라는 듯 태비는 기분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어김없이 소파를 찾는다.

 

"사실 나는 얼굴천재다옹~"


세연 씨는 "소파는 잔뜩 긁어놓더니 혼내니까 눈 질끈 감고 자는 척을 하는 모습이 얄밉지만 귀여워서 더이상 혼내지도 못했다"며 "그냥 마음 편하게 태비에게 소파를 양보해줘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3살로 추정되는 수컷 아메리칸 숏헤어 태비는 지난 9월부터 세연 씨와 함께 살게 됐다.


세연 씨는 집 앞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던 중 우연히 태비를 만났다.


사람의 손길을 좋아하는 데다 도무지 길고양이 같아 보이지 않아 세연 씨는 같은 아파트 주민이 키우는 집고양이가 잠깐 집을 나온 것이라 여겼다.


경비실에 얘기한 후 직접 임시 보호를 하며 주인을 찾아봤지만, 태비의 주인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세연 씨는 태비를 가족으로 들이게 됐다.

 

증명사진의 옳은 예


함께한 시간은 아직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태비를 향한 마음은 여느 베테랑 집사 못지않아 보였다.


"사람이 눈앞에 안 보이면 울 정도로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순둥이"라고 태비를 소개한 세연 씨.


"태비는 집에 온 지 2~3일 만에 화장실도 가리고 물도 잘 먹고 얌전하기까지 해서 가끔 사고는 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아이다"며 "지금까지 태비가 어떻게 지냈는진 알 수 없지만, 앞으로는 즐거운 일만 겪으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고양이로 살게 해주고 싶다"는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심장을 저격하는 치명적인 귀여움

 

한편 자는 척하는 고양이 태비의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역시 잔소리할 땐 자는 척이 최고지", "소파가 잘못이지 고양이는 잘못이 없어", "저렇게 귀여우면 절대 못혼낼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집사야, 태비랑 꽃길만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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