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에 무너진 외딴섬 살린 냥이들

냥이한테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라면 성지순례라도 하듯 꼭 가봐야 하는 작은 섬이 하나 있다.

 

일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宮城県 石巻市)에 속해 있는 외딴섬 타시로지마(田代島)가 바로 그곳이다. 바다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섬의 둘레가 11.5Km인 작은섬 '타시로지마'엔 학교도 식당도 하나 볼 수없다. 인구는 80명 남짓, 어린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이 섬은 또 다른 이름을 하나 갖고 있다. 섬의 안내를 받고자 홈페이지를 찾을 땐 '사단법인 타시로지마 냥이 공화국 '으로 검색하는 편이 더 빠르다. '냥이공화국'이란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큰 피해가 있었던 이 섬을 다시 일으켜보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한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김민정 냥이공화국 타시로지마의 신분증

 

어업과 관광으로만 살아가던 섬주민들에게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피해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매우 컸다. 굴양식장이며 선박, 주택할 것없이 폐허로 변한 마을을 복구하는게 자력으로는 어려워 공적인 지원에 기대야만 했다. 이것도 언제 어떻게 도움을 받는다는 내용도 없이 마냥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이때 굴양식업을 하던 어부 3명과 지역유지가 모여 '냥이공화국'이란 지원금 모금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굴양식장과 섬의 여러 시설들의 재건비, 단체 운영비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해 1만5000 구좌를 목표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2011년 6월의 일이다.

 

ⓒ김민정 냥이공화국 타시로지마에는 150 마리의 냥이가 산다. 혹독한 환경에 숫자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상상도 못했던 반응이 쏟아졌다. 당초 3년을 목표했으나 단 3개월 만에 목표액(1억5000만엔, 약 14억원)을 모두 모았다.


냥이공화국 프로젝트의 성공 뒤에는 한 부부가 있었다. 타시로지마에 2004년 도시에서 한 부부가 들어와 민박집을 운영하게 된다. 이들은 2006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소소한 섬의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후 티비를 통해 냥이천국의 섬으로 알려지기 시작해 점점 유명세를 타게 됐다. 이 섬에 살고 있던 150 마리 덕분이었다.

 

냥이를 보러오는 젊은이들과 가족들, 또 해외관광객까지 늘어나 2008년 3200명 정도이던 관광객이 2010년엔 4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렇게 섬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지원금 모금사실을 널리 퍼뜨려 주기도 했다. 

 

ⓒ김민정, 타시로지마에 있는 고양이 신사. 옛부터 고양이를 신성시했다. 

 

사실 이 섬은 아주 옛날부터 냥이를 수호신으로 받들어 모신 곳이라고 한다. 섬 중앙의 냥이신사에 냥이신을 모시고 해난사고방지와 풍어 등을 기원했다. 개는 냥이의 천적 (?)으로 보고 철저히 반입금지란다. 단, 안내견과 구조견은 예외다. 아마 냥이신(神)들이 제대로 은혜를 베푼 듯 하다. 

 

냥이들은 2개월에 한 번 봉사진료를 오는 수의사들로부터 꾸준히 건강체크를 받고 있다. 그때문에 개체수가 너무 늘지 않나하는 걱정도 있을텐데 신기하게도 100년간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자연번식을 시켜도 몹시도 춥고 혹독한 이 섬의 겨울날씨 때문에 자연도태된다고 한다.

 

냥이들 덕분에 되살아 난 이 섬은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고령자가 대부분이라 20년즘 후 섬주민이 모두 사라진다면 냥이들은 어쩌나.....그래서 섬으로 이주할 사람들을 모집하거나 하는 아이디어들을 열심히 짜내는 중이라 한다.

 

참, 대지진 때 이 섬냥이들은 모두 무사했다. 산 위에 있는 냥이신사로 알아서 모두 잘 피난을 갔다고. 역시 보통 냥이들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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