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대 반려견의 질환 지도가 나왔다

2018.11.13 19:13:49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반려견 1만1085마리, 1만5531건 진료내역 분석

나이대별, 견종별 질환 내역 소개

1살 때 구토설사 많고, 4살부턴 피부질환 시달려

 

 

[노트펫] 말티즈, 푸들, 시츄,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우리나라 가정에서 주로 키우는 강아지들입니다.

 

이들 강아지들이 흔히 걸릴 수 있는 질환을 알게 해주는 논문이 나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서울과 전주 지역 11개 동물병원을 찾은 반려견 1만1085마리의 진료내역 1만5531건을 분석한 논문을 소개했습니다.

 

조사 대상 반려견의 평균 나이는 4.8살이었으며, 1∼3살이 전체의 53%를 차지했습니다. 10살 이상도 17.3%였으며, 가장 나이가 많은 반려견은 20살이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게 되면 말티즈는 이런 질환에 걸리기 쉽고, 푸들은 이렇다 등등의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이번 논문을 실제 우리나라 반려견들의 질환 내역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진료내역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예방백신 접종, 심장사상충 예방, 내외부기생충 예방을 위해 동물병원에 내원한 경우가 전체의 11.5%를 차지했습니다. 피부염·습진이 6.4%로 두번째로 많았고, 외이염은 6.3%로 뒤를 바짝 따랐습니다. 설사와 구토가 각각 5.2%, 5%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여러분 곁에서 깨방정을 피우거나 자는 모습이 제일 예쁜 강아지의 이야기일 수 있으니까요.

 

반려견 1만1085마리 가운데 말티즈가 25.2%로 가장 많았습니다. 푸들이 15.5%로 두번째였고, 포메라니안 8.8%, 시츄 7.4%, 믹스견 7.2%, 요크셔테리어 6.8%, 치와와 4%였습니다.

 

제일 많이 키우니 동물병원도 제일 많이 찾았겠죠? 이 순서대로 우리나라에서, 특히 도시의 일반가정에서 주로 키운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 도시냐고요? 서울과 전주 지역 조사결과인 점도 잊지 말아 주세요.

 

나이대별 질환부터 보겠습니다.

 

 

1살 미만에서는 예방의학에 이어 설사와 구토, 상부호흡기계질환, 파행, 식욕부진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설사와 구토는 어린 아이들에게서도 자주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어린 강아지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파행은 무릎과 고관절의 문제를 가르킵니다. 귀엽다고 하늘에 던져놓고 사진을 찍는다든지, 혹은 무리하게 다리를 잡는다든지 하는 행동은 금물입니다. 아직 뼈가 다 자라지 않았으니까요.

 

농진청은 이 시기에는 설사와 구토, 장염 등 소화기 질환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에 노출되기 쉽고 이 시기 감염되는 전염성 질병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예방접종을 철저히 해 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혹시 예방접종을 하다가 깜빡 잊었다면 반드시 마쳐 주세요.

 

1살부터 3살은 사람으로 치자면 20대의 화려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때까지도 설사와 구토가 잦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때부터 피부질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외이염이 5.5%, 피부염과 습진이 5.1%로 각각 5, 6위에 올라 있는게 보입니다. 귓청소와 목욕 뒤 잘 말리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4살부터는 사실상 외이염과 피부염, 습진 등 피부 질환을 달고 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피부 질환은 개의 질환 가운데 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피부질환 관리에 신경을 덜 써야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 반려견들이 하나같이 털이 긴 장모종들이므로 피부 질환에 노출되기가 더 쉬운 환경입니다.

 

 

7살이 넘어가면서는 무릎과 고관절 질환을 일컫는 파행에도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반려견들은 특히 무릎이 약하다고들 이야기합니다.

 

보험사들은 슬개골탈구라면 아주 지긋지긋해 한다고 하는데요. 최근 들어서야 펫보험에서 슬개골탈구를 보장하기 시작한 것도 그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예쁜 강아지를 얻기 위해 근친교배를 자주 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이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7살이 넘어가니 치주염이 상위권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아지 어릴 적에는 하루에 한 번은 손 칫솔질을 해주시던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거르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결국 치아 관리가 치주질환으로 나타나네요. 요새는 치아 관리를 위한 껌 종류가 상당히 많으니 고려해볼 만합니다.

 

10살이 넘어가면서는 기관허탈 등 상부호흡기계질환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들이 많아집니다. 10살이면 사람으로 치자면 60살 정도에 해당합니다. 노령 관리가 이미 시작됐어야 할 나이대인 셈입니다.

 

동물병원에서는 대략 7살부터를 노령으로 칩니다. 이때 사람 나이 40이 되면 하듯이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는게 권장됩니다. 심장질환이 증가하는 7살부터입니다.

 

16살이 넘어가면 이제 20살까지 제발 건강하게 살아다오 하고 바라는게 보호자들의 마음입니다. 각종 질환을 달고 사는데요.

 

구토와 상부호흡기계질환, 콩팥에 이상이 생긴 신부전, 파행, 설사 등이 주로 나타납니다. 잘 먹지 않는 식욕부진도 10위에 올라 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20살을 위해 노령에 맞는 지식과 그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견종별로 살펴볼까요?

 

 

우리나라 대표 가정견인 말티즈는 특히 피부질환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이염과 피부염 및 습진, 말라세지아 감염, 곰팡이성 피부염 등 갖은 피부질환 때문에 동물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말라세지아는 피부에 사는 곰팡이균으로 보통 때에는 이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습하거나 스트레스, 음식, 면역력 감소 등의 이유로 과다증식하게 됩니다. 결국 이는 외이염과 피부염으로 이어지고, 2차 감염도 유발시킵니다.

 

길고 풍성한 털을 가진 말티즈는 마냥 사랑스럽지만 이런 특성 때문에 특히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피부 문제로 일정 나이가 지나면 털을 짧게 미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겠죠.

 

시츄도 피부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티즈와 마찬가지로 피부염과 습진, 외이염, 말라세지아세치아 감염 등이 상단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런데 시츄는 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결막염과 안와 질환, 각막염 등 눈과 관련된 질환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폴짝폴짝 뛰는 것으로 유명한 푸들. 그래서 무릎에도 문제가 많다고들 합니다. 생각대로 파행과 무릎골 탈구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빼어난 활발함 때문에 외상에 노출될 확률도 다른 견종에 비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말티즈도 푸들 못지 않다는 것입니다. 파행과 무릎골 탈구가 상위 20위 안에 포진해 있었습니다.

 

최근 몇년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메라니안은 어떨까요? 설사가 예방접종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포메라니안이 유행한 시점을 생각해 보면 아마 조사대상 대부분 포메라니안이 어린 개체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임신이 주요 항목에 올라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포메라니안은 추가적인 관찰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역시 장모를 가진 요크셔테리어는 피부염과 습진이 예방접종을 앞질렀습니다. 상부호흡기계질환과 치주염, 발작도 눈에 띕니다.

 

요크셔테리어는 최근 몇년새 부상한 견종이 아니고, 예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누려온 견종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부부의 반려견 역시 요크셔테리어였습니다.

 

이미 상당수 요크셔테리어들이 노령에 접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집에 나이든 요크셔테리어가 있다면 이런 질환에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치와와는 포메라니안보다도 늦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견종입니다. 해외 유명 셀럽들 중에서도 치와와를 키우는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로 인기입니다.

 

콧물과 함께 안와 질환, 결막염, 각막염 등 안과 질환으로 내원한 치와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와와를 키우신다면 눈 건강에 신경을 써 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심장질환도 주의해야할 질환입니다. 치와와는 사실 티컵 강아지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작은 덩치에 심장에 무리가 가는 일은 가급적 삼가야 할 것같습니다.

 

농진청이 소개한 논문은 지난 7월3일 학술지 피어제이(peerj)에 실린 '한국 동물병원을 찾은 반려견의 견종별, 나이별 주요 질환'이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생애주기에 따라 관찰한 것은 아니어서 견종별 질환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년새 인기를 얻은 견종도 포함돼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껏 이렇게 종합적으로 들여다본 연구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다음번 연구에서는 견종의 생애주기가 망라된 분석 자료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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