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물주세용!" 신선한 물맛을 아는 강아지
2018.11.15 17:24:38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노트펫] 국내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견이 아기처럼 구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혜주 씨는 최근 SNS에 "9개월 아가 물 먹여주는 엄마"라는 설명과 함께 자신의 반려견 '디오'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커다란 강아지 디오가 싱크대에 앞발을 올린 채 서 있다. 그 뒤로 디오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 혜주 씨 모친이 강아지의 허리를 받치고 있다.
웬만한 성인 여성보다 큰 체구임에도 아기처럼 엄마에게 물을 받아먹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디오는 혜주 씨 가족의 막내다. 위로는 형 '빠마'가 있다.
혜주 씨 집이 텅 비는 시간은 거의 없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빠마를 혼자 두지 않으려는 마음에 둘째 디오를 들이게 됐다. 여기에는 빠마의 친구를 만들어주는 게 어떻겠냐는 혜주 씨 남자친구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연인이 서로 다른 점에 끌리듯 빠마와 새로 들일 친구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길 바라는 의미에서 빠마의 친구는 빠마와 전혀 반대인 강아지로 들였다. 하얀 빠마와 달리 까맣고, 작은 빠마와 달리 큰 강아지를 선택했다.
혜주 씨는 오랜 고민 끝에 방문한 유기견보호소에서 디오를 만났다. 아키타, 허스키,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등 대형견의 피를 물려받은 디오는 보호소에서도 다른 강아지들보다 큰 체구를 자랑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클 거라고는 혜주 씨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항상 해맑기만 한 디오는 특히 물을 좋아한다. 뒷마당 수영장에 뛰어드는 건 일쑤고, 혜주 씨가 샤워하고 있으면 매번 따라 들어와서 샤워를 방해한다.
그런 디오는 짖을 줄 모르나 싶을 정도로 유난히 짖지도 않고, 그 흔한 입질 한번 없었단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겁이 많은 것도 매력 포인트다.
디오와 빠마는 혜주 씨 바람대로 평소 싸우는 일 없이 서로 의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이가 됐다. 그러나 언제나 평온할 수는 없는 법.
둘은 딱 한 번 크게 싸운 적이 있다. 시비가 붙은 건 아니고, 잘 놀던 두 녀석이 지나치게 흥분하면서 생긴 일이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빠마는 디오의 귀를 물었고, 디오는 빠마의 머리를 앞발로 내리쳐 서로에게 상처를 냈다.
한국과 달리 초대형견을 많이 키우는 미국에서는 흔히 벌어지는 사고라고 한다. 둘이 놀다가 부딪히면 빠마가 말 그대로 날아갈 정도라고 하니 앞발로 한 번만 내리쳐도 위협적일 수 있는 것이다.
디오와 빠마는 이후로 싸우는 일 없지 잘 지내고 있지만, 혜주 씨는 평소에도 두 친구가 행여나 흥분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주의를 주고 있다.
혜주 씨는 "디오는 정말 순둥이에 엄마, 아빠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했다. 이어 "하루 만에 배변훈련과 '앉아' '손'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천재견"이라며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아직도 앉아와 손밖에 못 하는 건 비밀이다.
또 "빠마와 디오를 보면서 하루하루가 색다르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며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견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날마다 신선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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