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라는 주인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강아지

2018.11.19 16:20:37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노트펫] 주인의 "기다려"라는 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는 강아지의 영상이 화제다.

 

해맑게 달려오는 하쯔.

 

영상 속 강아지는 주인이 들고 있는 밤을 보며 앉은 채로 앞발을 동동 구른다.

 

빨리 밤을 먹고 싶은데, 기다리라는 말은 들어야겠으니 제자리에서 발만 구를 뿐이다.

 

 

영애 씨는 지난 15일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반려견 하쯔의 영상을 게재했다. 여기에 "앞발 동동동, 내놔라 닝겐"이라는 설명과 함께 춤추는 이모티콘을 덧붙여 재미를 더했다.

 

하쯔는 생후 7개월령으로, 아주 어릴 때부터 '기다려' 교육을 하면 늘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한다. 성격은 급한데 엄마는 자꾸 기다리라고만 하니 애가 타 그렇다는 것이 영애 씨 설명이다.

 

 

현재는 밝기만 한 하쯔지만, 영애 씨가 입양하기 전에는 다소 진통을 겪었다. 하쯔 건강에 문제가 생겨 입양이 예정보다 2주 늦게 진행된 것이다.

 

하쯔의 입양이 늦어진 이유는 이렇다.

 

당초 영애 씨는 하쯔가 2차 예방 접종을 마치고 이틀 뒤 입양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접종 후 하쯔의 건강상태가 급격하게 악화했고, 급기야 목덜미에 멍울이 잡히기까지 했다.

 

"엄마, 사진 몇 장 더 찍어야 돼?"

 

하쯔를 입양하기로 한 곳에서는 "(하쯔가)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기도 했다"면서 "건강에 문제마저 생긴 상황에서 입양을 보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전해왔다.

 

게다가 하쯔를 입양하기로 한 곳은 영애 씨 집에서 무려 300여km나 떨어진 곳이었기에 장시간 차를 타면서 건강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애 씨는 고민이 깊어졌다. 아픈 아이를 억지로 입양했다가 상태가 더 나빠지기라도 하면 죄책감과 슬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가 타고 있잖아요

 

영애 씨가 입양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미리 사둔 산책줄이 눈에 들어왔다.

 

또렷하게 '하쯔'라고 새겨진 산책줄을 본 영애 씨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즉시 입양하기로 한 곳에 전화를 걸어 "하쯔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행히 하쯔가 아팠던 건 접종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농이 찬 것으로 밝혀졌다. 영애 씨는 하쯔가 농을 빼고 치료를 마친 뒤 고대하던 입양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아팠던 하쯔는 손을 많이 타서인지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고 잘 따른다.

 

하쯔는 2차 접종을 한 뒤 탈이 난 탓에 1차 접종부터 다시 해야 했는데, 총 여섯 번의 주사를 놓은 수의사조차 만날 때마다 좋다고 꼬리를 치고 안길 정도다.

 

하쯔를 진찰한 수의사는 "보통 주사를 몇 번 맞으면 무서워하거나 싫어하기 마련"이라며 "매번 이렇게 애교부리는 강아지는 처음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쯔에게 '긍정왕'이라는 별명도 지어줬다.

 

하쯔는 강아지 키우는 건 절대 안 된다던 영애 씨 남편의 마음마저 돌렸다.

 

영애 씨는 "하쯔는 태어날 때부터 아팠으니 앞으로는 티끌만큼도 아프지 않도록 잘 보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쯔와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또 항상 웃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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