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 영화 속 한 장면?..'갱스터' 허스키 옆 쓰러진 고양이들
2018.12.14 16:51:42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허스키와 함께 있던 고양이 두 마리는 두 눈을 감은 채로 쓰러져 있었다.
최근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뭘 보냐 인간 너도 이 야옹이처럼 만들어줘?"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마치 누아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사진에는 치열한 전투를 치른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바탕 피바람(?)이 몰아치고 지나간 자리에 남아있는 건 눈을 감은 고양이 두 마리. 그 옆엔 위협적인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갱스터' 허스키가 있었다.
특히 강아지가 사용한 '무기'로 추정되는 빨래 건조대에 당한 듯 움직이지 못한 채로, 더는 못 보겠다는 듯 고개를 돌린 뒤쪽 고양이의 모습이 시선을 강탈한다.
사진을 접한 사람들은 "와 허스키 표정 덜덜", "뒤에 쓰러진 고양이 죽은 척 하는 것 같은데", "고양이 누워있는 거 시트콤 같다" 등의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 속 멍냥이의 보호자인 스윌리 씨는 "사진이 우연히 저렇게 찍혔을 뿐 싸운 건 절대 아니다"며 "동갑내기 친구인 강아지 '바비'와 고양이 '위로'가 장난을 치며 놀고 있는 모습이다"고 허스키의 고양이 폭행설을 깔끔히 해명했다.
이어 "알콩달콩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다 실수로 사진이 찍혔는데 기가 막힌 장면이 포착됐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고양이 한 마리는 왜 건조대에 깔려있는 거냐"는 사람들의 질문에는 "애들끼리 장난치다 건조대를 쓰러트렸는데, 밑에 있던 고양이 '주노'가 자리를 뜨지 않고 그대로 계속 누워있었다"며 "원래 주노가 건조대에 깔려도 그냥 누워있을 정도로 천하태평이다"고 답했다.
7개월 동갑내기 허스키 바비와 고양이 위로는 둘도 없는 절친 사이다.
어렸을 적부터 고양이들과 생활해온 바비는 스스로 고양이라 생각하는 듯 높은 곳에 오르려 하고, 고양이 종특 '우다다'도 보여준다. 활동량이 많은 견종이지만 산책보다 고양이들과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해 스윌리 씨는 매일 바비를 어르고 달래 겨우 산책을 시킨다.
위로는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전 유기된 아이로, 보호소에 있던 걸 안쓰러운 마음에 입양하게 됐다. 두세 시간마다 분유를 먹여야 하는 위로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건강하게 커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는데. 이제 위로는 집에 있는 고양이들 중 덩치가 제일 클 정도로 무럭무럭 자라났다.
주워온 노랑이의 줄임말이라는 주노는 이제 생후 5개월로, 어느 새벽 눈병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한 채로 길거리에서 울고 있던 아이다. "너 우리 집 갈래?" 한 마디 건넸을 뿐인데 쫄래쫄래 집까지 따라오길래 치료를 해주고 가족으로 들이게 됐다.
위로와 주노 외에도 스윌리 씨는 총 여섯 마리의 아프거나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며 묘연을 이어가고 있다.
고양이뿐 아니라 강아지 3마리와 도마뱀 식구까지 총 11마리의 동물 식구들이 한 지붕 생활을 하고 있다는 스윌리 씨네 집.
대식구를 돌보는 것이 힘들진 않냐고 묻자 "생명을 돌보는 일이니 결코 쉽진 않지만, 부담이라기보다 그냥 애들이랑 있어 행복할 뿐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쓰레기 봉지에서 구조한 아이부터 시작해 제각기 사연을 갖고 만나게 된 녀석들이지만 다행히 큰 싸움 없이 잘 지내주는 것이 그저 고맙다는 스윌리 씨.
"이제 아프지 말고 우리 오래 보자"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 11마리 식구들의 빛나는 내일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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