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사료 가격, 보호자들이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다

2018.12.18 13:05:38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대형마트의 사료 매대 모습

 

[노트펫] '사람이 왜 사료를 먹어?'

 

과거엔 반려동물 먹거리의 낮은 품질을 가리키던 이 말은 지금 사람 음식보다 높아진 사료값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말로 바뀌었다.

 

사람이 먹기에 아깝다는 뜻이다. 

 

질좋은 사료라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던 보호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지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자료가 나왔다.

 

18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이 내놓은 '빅데이터로 본 펫푸드 소비트렌드 분석'에서다.

 

농정원은 2015년부터 올해 10월까지의 트위터 1530만8000건, 인스타그램 3223만2000건, 블로그 393만1000건, 뉴스 16만9000건에서의 '반려동물' 관련 언급과 농협하나로마트, G마켓의 판매데이터를 분석했다.

 

사료와 간식 등 펫푸드 구매시 관심 요소 연관 키워드 비중을 살펴본 결과 지난 2016년 재료(53%), 후기(14.7%), 가격(12.9%), 기능성(11%), 브랜드(8.4%) 순이었던 것이 올들어서는 재료(37.9%), 가격(20.8%), 후기(18.1%), 브랜드(17.1%), 기능성(6.2%)순으로 바뀌었다.

 

 

2년새 재료 언급 비중은 크게 낮아진 대신 그 자리를 가격과 브랜드가 치고 올라왔다.

 

편리한 접근성과 함께 가격적인 요소가 중요 잣대로 작용하는 오픈마켓을 통한 구매가 늘어난 것이 1차적인 요인이다.

 

2016년 32.5%이던 오픈마켓 언급비중은 올들어 44.3%로 껑충 뛰었다. 펫푸드 구매 역시 사회 전반적인 모바일 쇼핑 확산 흐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오히려 모바일 비중 상승 속도가 타 품목보다 빠르다. 

 

펫푸드의 절대 가격 수준이 몇년새 높아진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년새 펫푸드 시장에 대거 진출한 대기업들은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역사가 얼마 되지도 않은 국내 펫푸드 브랜드의 가격이 수십년 역사를 가진 해외 브랜드보다 높아진 상태다.

 

덕분에 해외 브랜드들은 국산 브랜드 덕에 별다른 저항없이 가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국내 사료 판매 1위 로얄캐닌이 올들어서만 두 차례 가격을 올렸지만 커다란 반발은 없었다.

 

펫푸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직 미덥지 않은 국산 브랜드의 고가 전략이 '비싼 사료가 좋은 사료'라는 통념에 의심을 품게 했고, 이에 편승한 해외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같은 브랜드라도 보다 싸게 파는 곳을 찾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0대와 50대 남성의 구매 비중이 늘어난 것도 트렌드 변화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23%이던 남성 구매 비중은 올해 29%로 높아졌다. 특히 40대와 50대는 2015년 각각 28%, 13%에서 37%, 18%로 상승했다.

 

40대와 50대 남성은 펫푸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세대로 평가된다. 여전히 펫푸드가 음식보다 가격이 높다는 것에 잘 납득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대신, 재료를 일일히 찾아보기보다는 브랜드를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경향도 갖고 있다.

 

농정원은 "건강하고 안전한 재료와 함께 가성비를 만족하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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