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허이~ 따시다" 집사 찜질 방해한 고양이
2018.12.28 16:20:01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노트펫] 집사의 아픈 몸을 달래줄 찜질벨트를 제집처럼 사용하는 냥아치가 나타났다.
효정 씨는 28일 에 "저희 집 냥아치를 고발(?)한다"며 반려묘 네로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제보했다.
효정 씨가 보내온 사진에는 네로가 동그랗게 말린 갈색 찜질벨트 안에 들어가 있다.
아픈 곳이라도 있나 싶었지만, 효정 씨에 따르면 찜질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네로가 자리를 차지한 채 비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 출산 후 몸이 갑자기 불고 자세가 틀어지면서 무릎 통증을 호소하던 효정 씨. 그는 돌볼 사람도 많고,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응급처치로 집에서 간단하게 찜질하는 중이었다.
찜질하던 도중 둘째가 울기에 잠시 다녀왔더니 그 자리를 네로가 꿰찬 것. 비켜달라고 사정을 해도 나오기는커녕 그 자리에서 식빵을 굽는 바람에 결국 효정 씨는 찜질을 하지 못하고 파스만 붙였다.
효정 씨는 3년 전 집 앞에 쓰러져있던 새끼 고양이 네로를 데려와 키웠다. 며칠을 기다려 봤지만 어미 고양이가 오지 않아 냥줍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 집에 들였다.
손바닥만 한 네로를 품고 동물병원을 찾았으나 수의사는 "곧 무지개다리를 건널 것 같으니 정을 주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을 알아듣고 오기가 생긴 걸까? 떠나기 전에 밥이라도 배부르게 먹고 가라는 뜻에서 항시 품고 다니며 분유를 먹여 키웠더니 어느새 건강을 되찾고 냥아치로 거듭났다는 게 효정 씨 설명이다.
네로는 평소에도 냥아치다운 면모를 보인다.
효정 씨가 네로를 데려왔을 당시 첫째는 네로를 시쳇말로 업어 키웠다. 자신이 먹는 분유를 아껴 네로에게 나눠 먹일 정도였으니 그 마음이 예쁘기만 하다.
그런데 네로 녀석이 은혜를 모르고 첫째만 보면 까분다고. 조금 과격하게 장난을 치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엄마인 효정 씨 입장에서는 혹여 상처라도 날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신기하게도 이제 7개월 된 둘째에겐 다정한 편이다. 항상 둘째 옆에 붙어서 함께 먹고, 함께 놀고, 함께 잔다.
효정 씨는 "너무 일찍 어미 품을 떠난 탓인지 1년이 지나도록 고양이 습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함께 산 지 1년도 더 된 어느 날 꾹꾹이를 처음 해준 그 순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다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는 어미 곁을 너무 일찍 떠난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면서도 "물론 제멋대로 구는 걸 볼 때면 한 대 콱 쥐어박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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