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식은 무조건 좋은가?

우리는 키우는 동물이 아파서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는 경우 '치료를 위해 처방식을 급여해야 한다'는 조언을 종종 듣습니다.

 

처방식은 동물의 질병치료 또는 특정질병의 진행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급여하는 펫푸드입니다. 처방식은 질병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그 선택과 급여기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반드시 수의사의 상담을 통해 급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처방식은 주로 어떤 영양소의 함량을 줄이거나 더 늘려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콩팥기능이 떨어져 있는 개와 고양이에게 인(phosphorus)의 함량을 줄여서 처방식을 만들거나 심장 기능이 떨어진 동물에게는 염분의 함량을 감소시켜 처방식을 만드는 것이 영양소를 줄이는 형태의 대표적인 예입다. 반대로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단백질과 미네랄의 함량을 상대적으로 증가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추가하여 질병 관리를 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의 원료를 추가하여 관절 질환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형태가 그것입니다. 피부 질환 중에 알러지를 관리하기 위해 기존에 먹여보지 않았던 단백질 원료를 사용하기도 하고 또는 그 단백질원을 가수분해하여 면역 세포가 반응하는 정도를 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처방식은 어떤 약물효과를 갖는 특정 물질을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소의 조정을 통해 질병 관리를 유도하는 개념입니다. 문제는 정상 동물이 처방식을 먹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인데 예를 들어 인(phosphorus)의 함량을 매우 줄인 처방식을 정상 동물에 급여할 경우 저인산혈증(hypophosphatemia)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처방식은 단백질의 함량이 매우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만일 이 처방식을 정상적인 개와 고양이에게 장기간 급여하게 되면 단백질 결핍으로 인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처방식은 일반 펫푸드와 달리 유통 장소가 동물병원에 국한되어야 하고 처방식의 선택과 급여 기간에 대해 반드시 수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또 처방식을 급여하는 경우 무분별하게 간식을 먹이게 되면 질병 관리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간식과 보조제의 선택에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려동물 먹거리 이야기'의 칼럼니스트 정설령 수의사는 수의 임상 영약학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최된 관련 트레이닝을 수십 차례 받았습니다
국내에서 1000명 이상의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100회 이상의 수의 임상 영양학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동물병원 전문 유통회사 포베츠 대표, 주식회사 알파벳 총괄이사, 한국수의영양학연구회 학술이사, 삼성안내견학교 영양자문수의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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