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근당 얼마, 쟤는 못받아도 50만원'..혼합 개농장 폐쇄
2019.02.14 14:48:25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식용과 일반 가정 분양용 강아지를 함께 생산해오던 개농장이 폐쇄된다.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이하 HSI)는 "13일부터 강아지 공장(번식장)과 식용견 농장을 같이 운영하던 개농장 개 200여 마리의 구조작업을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구조와 농장 폐쇄는 약 2주간 진행된다.
충청남도 홍성에 위치한 이 농장은 8년간 운영되어온 곳으로 식용과 일반 가정 공급용 강아지를 함께 생산해 왔다.
한쪽 견사에서는 도사 믹스와 진도 믹스 등 주로 식용으로 이용되는 대형 믹스견들이 발견됐고, 다른 쪽 견사에서는 치와와, 웰시코기, 요크셔테리어, 푸들, 포메라니안, 시추, 프렌치 불독, 시베리아 허스키 등 반려용으로 친숙한 품종견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HSI는 "한국에서 이 두 시설이 함께 운영되는 곳을 폐쇄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폐쇄는 운영난에서 시작됐다. HSI는 "농장주 이모씨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 농장 폐쇄와 개들의 구조를 요청했다"며 "농장주 이모씨는 그 동안 가족의 반대에도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개농장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농장주 이 씨는 HSI를 통해 "스스로 식용견 농장과 강아지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부끄러웠고, 가족들의 반대 역시 심했다"며 "게다가 개고기 시장이 사양산업으로 치닫으면서 수익을 얻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HSI 한국지부 김나라 씨는 "대부분 시민들은 '식용견'과 펫숍에 진열됐던 '반려동물'이 매우 동일한 환경 속에서 살아 간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식용견 농장과 강아지 공장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예시"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식용이 위축되는 가운데 식용견 농장주 일부가 반려견 생산을 겸하거나 방향을 바꾸면서 이렇게 한 곳에서 식용과 분양용을 함께 생산하는 농장들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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