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모발로 '대한민국 중금속 오염지도' 만든다
2015.07.30 12:41:4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반려동물 모발검사 헤어벳 설립 계기로 모락모락
전국 반려동물 모발검사 통해 중금속 지도로 활용
"아, 이 지역은 공단지역이라서 그런지 중금속 오염이 다소 심하군요. 예상이 들어 맞았군요.
여기는 특별한 요인도 없는데 수은 수치가 높네요. 역학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 지역은 특별히 중금속 오렴에 대한 유의점이 없어 보이네요. 사람이 살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수의업계에 대한민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중금속 오염지도 작성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다. 오염지도가 완성될 경우 그 지역 환경의 상태는 물론, 향후 대처 방향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계기는 최근 닻을 올린 반려동물 모발검사 업체 헤어벳이다. 헤어벳 설립에 그간 해외로 샘플을 보내 간간히 이뤄지던 반려동물 모발검사가 국내에서도 가능해졌다.
보호자와 직접 맞닥뜨리는 1차 동물병원에서 모발검사 의뢰가 오면 1주일 뒤 검사 결과를 의뢰한 동물병원에 보내준다.
모발검사는 겉으로 보기에 크게 아프지는 않은데 평소에 웬지 힘이 없어 보이는 '반건강' 상태의 반려동물의 상태를 점검하는데 유용하다. 원인을 찾는 동시에 향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큰 질병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헤어벳을 검사결과를 이용하면 해당 지역의 중금속 오염 정도도 체크해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이 업체는 수거된 반려동물의 모발에 대해 독성 중금속과 영양 미네랄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 대상 독성 중금속은 수은, 납, 알루미늄, 카드뮴, 비소, 바륨, 우라늄, 비스무스, 탈륨, 안티몬 등이다. 영양 미네랄 검사에서는 칼슘, 마그네슘, 구리, 아연, 망간, 크롬, 코발트, 몰리브덴, 철, 인, 스트론튬, 바나듐, 셀레늄, 황, 붕소 등을 본다.
반려동물의 경우 체고가 낮은 만큼 지표면의 상태를 훨씬 더 잘 나타낼 수 있다. 즉, 바닥을 훑고 살기에 해당 지역의 오염 정도를 더 잘 반영할 수 있다. 게다가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정보 노출의 우려도 덜하다.
이렇게 데이터가 쌓이면 결국은 우리나라 전역의 중금속 오염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특히 반려동물은 도시 지역에 많은 만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의 대도시의 대기 환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수의업계에서는 헤어벳이 순조롭게 영업을 진행,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빠르면 1~2년 후에 중금속 오염 지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의업계 한 관계자는 "사람 환자의 경우 개인 정보 노출 우려도 크고 해서 사실상 빅데이터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이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 도시별 생활환경에 대한 정보와 함께 개선 방향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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